[중앙뉴스= 신현지 기자] 시민들의 접근성 좋은 지하철역에 의원과 약국을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의료지대가 조성된다. 서울시는 지하철 역삼역(2호선), 종로3가역(3호선)에 ‘메디컬존’을 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지하철역에 입점한 의원・약국들(사진=서울시)
지하철역에 입점한 의원・약국들(사진=서울시)

이달 하순 ‘메트로 메디컬존 임대차 사업’에 참여할 사업자를 공개 모집해 내년 6월부터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내년 상반기부터는 진료와 약 처방을 한 곳에서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른 아침, 늦은 저녁, 주말, 공휴일에도 운영해 기존 의원‧약국이 문 닫는 의료 서비스 공백 시간에도 이용할 수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역 내 ‘메디컬존’을 통해 시민들이 접근성 좋은 지하철역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의료지대를 조성하고, 임대사업을 통한 수익으로 공사의 재정난도 해소한다는 목표다.

역삼역, 종로3가역은 일평균 이용객이 상위권에 속하는 역사다.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많고 역 인근에 대형병원이 있어 지하철을 이용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많다. 이런 이유로 지하철역 내에 의원‧약국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수요가 꾸준히 있어왔다. 일평균 이용객은 종로3가역 6만1888명, 역삼역은 5만7850명에 달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메디컬존’은 지하철 역사 내 의료시설 설치를 위한 법제도가 갖춰짐에 따라 추진하게 됐다. 종전에 지하철 역사 상가는 건축물대장을 보유하지 않아 의원·약국을 설치할 수 없었으나 지난 ‘20년 12월 국토교통부가 ‘도시철도 역사 내 편의시설의 설치 및 운영 규정’을 제정‧고시함에 따라 의료시설 설치가 가능해졌다. 

지하철역에 입점한 의원・약국 (사진=서울시)
지하철역에 입점한 의원・약국 (사진=서울시)

건축법에 따른 건축물대장은 없지만 제정‧고시된 운영 규정을 근거로 운영자가 편의시설 관리대장을 작성해 비치‧관리하면 역사 내에 의원‧약국 등을 운영할 수 있다. 현재 서울 지하철역 내에 의원 3개소, 약국 28개소가 입점해 있다. 당초 보건복지부와 각 지역 보건소는 의료법 및 건축법에 따라 건축물대장이 없는 지하철역에는 의원‧약국 등 의료시설을 설치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20년 7월 감사원은 ‘건축물대장이 없다는 이유로 약국 개설 신청 수리를 거부할 수 없다’는 취지의 사전컨설팅 결과를 발표했고, 이어 12월 국토교통부는 ‘도시철도 역사 내 편의시설의 설치 및 운영 규정 제정’을 고시했다. 올해 5월에는 그동안 지하철 역내 의원 입점에 반대해 온 지역 보건소와의 행정심판 소송에서 서울교통공사가 승소를 거두기도 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달 하순, 역삼역(395.02㎡), 종로3가역(248.9㎡)‘메디컬존’을 일괄 운영할 사업자를 공개 모집해 두 역사를 의료시설 집단구역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참여 사업자는 의사나 약사 자격증 소지자여야 한다. 공사는 사업자가 모집되면 구체적 운영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또한 역삼역, 종로3가역을 시작으로 ‘메디컬존’ 확대 추진도 검토할 계획이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메디컬존’ 조성을 통해 지하철 이용 시민의 의료 서비스 이용과 신규 수익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며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의 편의 증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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