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남은 기간 반성·성찰…남편 대통령 돼도 아내 역할만 충실하겠다

[중앙뉴스= 박광원 기자 ] 26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는 자신의 허위 이력 논란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대국민사과를 했다.

26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입장을 밝혔다.(출처=YTN 방송 캡쳐)
26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입장을 밝혔다.(출처=YTN 방송 캡쳐)

김씨는 이날 오후 3시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께 두렵고 송구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이같이 고개를 숙였다.

윤 후보의 대선 출마 이후 김씨가 공개석상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발머리에 검은 바지 정장, 흰색 블라우스 차림으로, 블라우스 위로 검은 색 리본형 타이를 두른 모습이었다.

그는 지난 15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사실관계를 떠나 사과드린다"며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직접 회견을 자청한 것이다.

김씨는 "일과 학업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다.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이 있었다"며 허위 이력 논란을 일부 인정했다.

이어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다.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라며 "부디 용서해달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금으로 부터 약 1년 전만 해도 이렇게 많은 기자들과 카메라 앞에서 대통령 후보의 아내라고 절 소개할 줄은 감히 상상도 못 했다며, 김씨는 윤후보와 처음 만난 날 남편이 검사라기에 무서운 사람인 줄 알았지만, 늘 같은 옷을 입고 다니고 자신감이 넘치고 호탕했고 후배들에게 마음껏 베풀 줄 아는 남자였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윤후보가 "몸이 약한 저를 걱정해 '밥을 먹었느냐, 날씨가 추운데 따뜻하게 입으라며 늘 저를 잊지 않았다며, 남편이 저 때문에 지금 너무 어려운 입장이 돼 정말 괴롭다고 언급했다.

그는 제가 없어져 남편이 남편답게만 평가받을 수 있다면 차라리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며 저는 남편에 비해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남편 윤석열 앞에 저의 허물이 너무나도 부끄럽다라고도 말했다.

김씨는 결혼 이후 남편이 겪는 모든 고통이 다 저의 탓이라고만 생각된다며 결혼 후 어렵게 아이를 가졌지만, 남편의 직장 일로 몸과 마음이 지쳐 아이를 잃었다라고도 말했다.

과거 어렵게 임신에 성공했지만 박근혜 정부 당시 윤 후보가 주도하던 국정원 댓글 수사 파문으로 충격을 받아 유산했던 경험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국민을 향한 남편의 뜻에 제가 어려움이 될까 늘 조마조마하다. 저 때문에 남편이 비난받는 현실에 너무 가슴이 무너진다"며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국민께 사과를 드린다면서 부디 노여움을 거둬달라며, 잘못한 저 김건희를 욕하시더라도 그동안 너무나 어렵고 힘든 길을 걸어온 남편에 대한 마음만큼은 거두지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죄송하다"고 했다.

김씨는 질의응답을 받지 않고 직접 준비해 온 회견문만 6분 15초간 읽고 퇴장했다. 당사를 나가는 과정에서 '사과문을 언제부터 준비했느냐' 등의 질문이 나왔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국민의힘 선대위가 그간 제기된 이력 의혹과 관련한 별도의 팩트체크 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날 전격적으로 사과 회견이 이뤄진 배경에 대해 윤 후보를 아끼는 많은 분이 의견을 전했고, 윤 후보가 김건희 대표와 상의해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배우자 이력 논란이 후보의 슬로건인 공정과 상식에 어긋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 과거 행적에 대해 인정하고 전체적으로 반성하고 사과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될 경우 김씨가 추가 사과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선 사과가 이번 한 번으로 끝났다는 마음은 아니다라며 추가로 그런 문제가 생기면 상황에 따라 별도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번 대국민 사과로 국민께 용서를 구한다고 말하고 자신 때문에 남편의 가는 길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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