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 열풍으로 문을 연 올해 대중문화계는 시사 코미디 붐 속에 사회의 씁쓸한 단면을 보여주는 유행어들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MBC '나는 가수다'처럼 프로그램명 자체가 숱한 패러디를 양산한 예도 있었고, MBC '최고의 사랑'이나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코믹한 표현과 귀여운 의성어로 듣는 이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유행어를 통해 올 한해 대중문화계를 돌아봤다.

◇사회풍자가 담긴 유행어 인기 = KBS 2TV '개그콘서트'는 국민 코미디 프로그램답게 올해도 숱한 유행어를 배출했다.

올해는 풍자와 사회비판을 반영한 유행어들이 유독 사랑을 받았다.

'비상대책위원회'의 본부장 김원효가 입버릇처럼 하는 "야, 안돼~"는 정부의 무사안일주의와 무능함을 비꼬는 말로 인구에 회자됐다. '사마귀 유치원'의 최효종은 '어렵지 않아요'라는 말로 사회의 어두운 면을 자조 섞인 풍자로 풀어내며 큰 인기를 끌었다.

최효종은 '애정남'에서도 '애매합니다잉~'을 연발하며 남의 눈을 의식하는 속물주의를 웃음의 소재로 삼았다.

풍자 바람의 시발점이 된 인터넷 정치풍자쇼 '나는 꼼수다'도 유행어의 산실이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권력의 눈치를 보고 사는 사람들을 향해 '쫄지마'를 시도때도없이 외쳤고 '가카(각하)는 절대 그럴 분이 아니다'라며 권력 상층부를 풍자했다.

◇'나는 가수다' 열풍 = '나는 가수다'는 프로그램명 자체가 유행어가 됐다. '나는 꼼수다'를 필두로 영화 '나는 아빠다', 코미디 '나도 가수다'와 같은 패러디들이 쏟아져 나왔다.

프로그램 자체의 화제성에다 프로그램명의 강렬한 인상이 더해진 결과였다.

MBC 장수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도 올해 어김없이 유행어를 만들었다.

정형돈은 자신만의 패션철학을 내세우며 연예계의 소문난 패셔니스타 지드래곤을 향해 자신만만하게 '지드래곤, 보고 있나'를 외쳤고 이후 '○○, 보고 있나'는 터무니없는 자신감을 내세우는 표현으로 인기를 끌었다.

직장인들의 사회생활 적응기를 다룬 오피스 특집에서 멤버들이 상대방의 고백에 떨떠름하게 대응하며 건네는 '그랬구나'란 말 역시 유행어 대열에 합류했다. 게스트 정재형의 독특한 웃음소리를 흉내 낸 '오홍홍홍홍'도 누리꾼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최근에는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순수한 영혼의 폭주족 김꽃드레(안영미)가 외치는 '간디작살'이 큰 웃음을 선사하며 시청자의 사랑 받았다.

◇드라마 유행어 산실은 '최고의 사랑' = 올해초 '시크릿가든'의 김주원(현빈)은 떠났지만 그가 남긴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와 '이탈리아 장인이 손수 한땀한땀 정성 들여 만든'과 같은 말은 쉽게 잊히지 않았다.

'시크릿 가든'의 열풍은 '최고의 사랑'이 이어받았다.

'최고의 사랑'의 한류스타 독고진(차승원)이 입에 달고 사는 '나 독고진이야!'는 자신만만한 캐릭터와 절묘하게 어울리며 그의 존재감을 부각했고 구애정(공효진)과 주고받은 '극뽁' '충전' '띵똥'과 같은 표현들은 드라마에 사랑스러움을 더했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종석(이종석)이 두 주먹을 볼에 대는 손동작과 함께 보여준 '뿌잉뿌잉'은 애교 넘치는 제스처로 사랑받았다.

이밖에 축구선수 차두리가 한 제약사 광고에서 부른 '간 때문이야'는 웬만한 방송가 유행어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