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보고서...사태 장기화 시 유가 100% 급등·비철금속 50%↑

[중앙뉴스= 신현지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전 세계 정치, 외교, 경제에 끼치는 파급효과에 대해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 생산비용이 적게는 약 2.4%, 많게는 약 6.7% 각각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미국 등 서방국들이 세계 3대 원유 생산국인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는 등 제재에 나서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가능성의 경고등이 켜졌다. 이에 경제 전문가들은 물가관리와 경기 대응 양면에서 대비가 필요하다는 제언을 내놓았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내 휘발유 가격 경유 및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사진=신현지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내 휘발유 가격 경유 및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사진=신현지 기자)

산업연구원이 발간한 '우크라이나 사태가 국내 주요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경제주체들의 불안 심리가 고조되고, 주요 원자재 수출국인 러시아 공급 충격으로 유가와 원자재가격이 상승하면서 실물경제에 영향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에너지 및 원자재 상승 충격은 국내 기업에 제조 원가의 상승을 초래하고 이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내수를 감소시키며, 다른 한편으로는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를 유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보고서는 원유를 비롯해 주요 광물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의 생산비용 추정을 우크라이나 사태가 단기에 해소된다는 기본 시나리오를 전제할 경우 유가와 천연가스의 연평균 가격은 작년보다 33%, 비철금속가격은 30%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태가 장기화로 치달을 경우는 유가와 천연가스의 연평균 가격이 작년 대비 100% 급등하고 비철금속의 가격도 50%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시나리오별 주요 제조업 생산비용에 미치는 영향 (자료=산업연구원)
시나리오별 주요 제조업 생산비용에 미치는 영향 (자료=산업연구원)

제조업의 생산비용 증가 주력 업종 가운데 석유제품이 가장 큰 영향을 받고 다음으로 화학제품, 섬유, 자동차, 가전제품, 일반기계 등의 순이었다. 또 제조업 실질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기본 시나리오하에서 1.2%포인트, 비관 시나리오를 전제할 경우에는 약 3.5%포인트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주요 제조업 생산비용에 미치는 영향 각 시나리오에 따른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의 생산비용 변화는 기본 시나리오를 전제하였을때 2.38%, 비관 시나리오를 전제하였을 때 6.66%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제품의 경우 2022년 국제유가 평균이 배럴당 140달러 내외를 기록하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생산비용 증가폭이 56%를 상회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업종인 반도체 업종은 생산비용 증가폭이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0.27% 수준이고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도 0.74% 정도로 나타나면서 주요 제조업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보고서는 제조업 수출에 미치는 영향 분석 결과 세계 경기가 0.65%포인트 둔화되는 기본 시나리오하에서 우리나라 제조업의 실질수출은 1.18%포인트 감소하나, 비관 시나리오를 전제할 경우에는 제조업 실질수출은 약 3.55%포인트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제조업 수출 감소 시 영향이 큰 업종들은, 반도체 업종이 주력 업종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디스플레이, 화학제품, 일반기계, 가전, 자동차 등의 순이었다.

부가가치 대비 수출 비중을 가중치로 살펴보았을 때는 화학제품이 주력 업종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받고, 반도체, 자동차, 디스플레이, 가전, 철강 등의 순으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의 주력 업종 가운데 반도체 업종이 가장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다음으로 자동차, 화학제품, 일반기계, 석유제품, 철강 등이었다.

다만,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러시아 교역 비중이 주요 교역상대국 대비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기본 시나리오를 전제할 경우 국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물가 상승 및 교역조건 악화로 인한 소득 감소 및 내수 침체가 국내 경기 둔화의 추가적인요인으로 작용해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에 보고서는 정부의 비축 품목 확대 및 비축량 증대와 비축자금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국제유가 및 주요 원ㆍ부자재 가격 상승에 기업들이 매점매석 행위, 공급 지연, 과도한 가격 전가 등 시장질서의 문란을 초래하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시장질서 감독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하청 중소기업들에 대한 하청대금 조기 지불 등을 독려할 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거시경제정책 운용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여기에 에너지와 원ㆍ부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손실 감소를 위해 장기 공급계약 확대, 상품선물시장 등을 통한 위험 분산 대응 등 기업 지원책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