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 신현지 기자] BTS(방탄소년단)의 병역면제 논쟁이 연일 뜨겁게 SNS상을 달구고 있다.

병역에 누구보다 민감한 2030 남성들을 중심으로 '공정'과 '상식'에 어긋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가 하면 사회 각층 역시도 갑론을박 찬·반의 목소리가 분분하게 올라오고 있다.

(사진=연합)
(사진=연합)

사실 대준문화예술인의 병역의무 면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건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순수문화예술인과 체육인의 병역면제가 되고 있는 것과 달리 대중예술인의 차별을 두는 것에 대한 형평성 논의다.

순수예술은 대상이 되고 대중예술은 안 된다는 논리는 평등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에도 현재까지 그 어떤 결론을 내지 못한 답보상태다. 그러던 병역면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윤석열 대통령인수위원회(인수위)가 검토에 나서는 분위기가 일면서 촉발이 됐다.

지난 2일 안철수 인수위원장 등이 BTS 소속사 하이브를 방문한 이후 이진형 하이브 최고커뮤니케이션 책임자(CCO)는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MGM 그랜드콘퍼런스센터에서의 기자회견을 통해 “국회에 계류된 병역법 개정안이 조속히 결론이 나기를 바란다”며 “BTS가 공백 없이 활동을 이어나가기를 바란다. 현재의 동력을 유지하면서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확인하고 싶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당시 안철수 위원장은 BTS 병역면제 문제에 대해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에서 국회와 함께 논의해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철수 위원장 말을 그대로 믿을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닌 쪽으로 흐른 것은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이었다.

그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취임식에 BTS 공연 관련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하면서 BTS 병역면제에 곱지 않은 시선이 확대됐다. 여기에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YTN 라디오 출연해 “(병역법 개정안을) 4월 중에는 법안소위를 열어서 마무리할 생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논쟁은 더욱 불거졌다.

더욱이 성 의원은 “현재 체육특기자라든지, 다른 문화예술인들한테 주고 있는 똑같은 기준을 대중 음악가들에게도 넓혀서 혜택이 공평하게 돌아가야 되지 않겠냐 해서 법안을 낸 것이다”며 “현재 체육특기자와 예술인들 대상의 42개 정도의 병역 특례가 있는데 전주대사습놀이나 동아콩쿠르라든지, 삿포르 같은 데서 우승을 하거나 칠레 기타 클래식, 기타 연주 같은 세계대회도 면제가 되고 있는데 세계 시장을 석권했고 빌보드에 17차례 우승을 해 국격을 높였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병역 특례를 못 받고 있는 것은 법의 허점이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또 성 의원은 “당시 이 법을 만들 때 우리 젊은이들이 팝의 시장에서 우승한다는 것은 아예 상상도 못했던 것 같다”라며“ 현재 올림픽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면 메달 1개의 경제적 가치는 최대 2690억 원 정도지만, 빌보드에 한 주 우승이면 BTS의 경제유발 효과는 10년간 약 56조 원에 달하는데 BTS에게 병역면제 혜택을 넓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병역 특례 논쟁 자체가 BTS에게는 명예 손상이다”며 싸늘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본인들이 적극적으로 병역을 성실하게 이행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정치권에서 BTS를 정치에 이용하고자 부축인다”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BTS의 팬클럽 아미(ARMY)에서는  BTS가 정치적으로 휘둘리고 있다며 인수위 홈페이지에 1500개가 넘는 항의글을 쏟아냈다. 일부 회원들은 “BTS 이용해 힘을 키워보겠다는 심산인 모양인데 특정 정당이랑 엮여 국민의 욕받이가 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 아예 BTS 자체를 언급하지 말라”라고 비판했다.

사실 2019년 4월 BTS는 “군 복무는 당연하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달 21일 CBS ‘선데이모닝’과 인터뷰에서도 진은 “군입대는 한국인의 당연한 의무로 국가의 부름에 응답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2018년 10월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체부 국정감사에서 “7명 멤버가 모두 언론에 군대에 가지 않겠다고 하는 것처럼 보도가 되는 걸 예민하게 생각하고 있고, 반드시 군대에 가겠다고 하고 있다”고 그들의 의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BTS 멤버들은 그동안 병역 관련에서 군복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니 국민의힘을 지지했던 2030 남성들도 BTS를 정치권에 이용하고자 공정성과 형평성을 무시하는 논리라고 반발하고 있다. “'공정'과 '상식'에 어긋나는 BTS 병역면제에 힘 쏟지 말고 코로나에 일상이 무너진 민생을 먼저 챙겨야 할 때 아니냐는”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 역시 앞서 2019년 BTS를 대체복무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병역 의무 이행의 공정성·형평성을 제고하려는 정부의 기본 입장과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BTS의 병역 면제를 놓고 갑론을박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BTS에서는 조심스런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다만 진(본명 김석진)은 내년에 입대를 앞두고 있어 병역법 개정안 통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진은 1992년 12월생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입영 연기 추천을 받아 만 30세인 올해까지 입영이 연기된 상태다. 나머지 멤버들도 1993년~1997년생으로 군 복무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병역면제란 징병대상자에 대한 병역의 부과를 면제하는 일을 말하며, 예술·체육요원은 예술·체육 특기를 가진 사람으로 국위선양과 문화창달에 기여한 순수예술인과·체육 분야로 정의된다. 따라서 예술·체육요원이 되기 위한 조건은 병무청장이 정하는 국제예술경연대회 경쟁부문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올려야만 병역특례를 받을 수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분야에서 5년 이상 전수교육을 받은 사람도 해당된다. 체육 분야에서는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안 경기대회에서 1위로 입상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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