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한국 배우 최초 ‘남우주연상’
박찬욱, 한국인 역대 2번째 ‘감독상’

[중앙뉴스= 신현지 기자] 제75회 칸영화제에서 한국 영화가 2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배우 송강호가 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세계에 알렸다.

박찬욱 감독과 배우 송강호 (사진=연합)
박찬욱 감독과 배우 송강호 (사진=연합)

28일 오후 8시 30분(현지 시간)부터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제75회 칸영화제 폐막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송강호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의 주인공으로 호명됐다.

한국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에 이어 코로나로 인해 3년만에 재개된 영화제 경쟁부문에서 두 편의 영화가 나란히 상을 거머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한국배우가 칸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은 것은 2007년 ‘밀양’의 전도연 이후 15년만이다.

배우 송강호는 그동안 이창동, 박찬욱,봉준호 감독 등과 함께 칸의 레드카펫을 7번이나 밟았다. 이중 경쟁부문에 진출한 ‘밀양’(2007), ‘박쥐’(2009), ‘기생충’(2019)은 각각 연기상, 심사위원상, 황금종려상을 받았으며, 지난해엔 한국 남자 배우 최초로 칸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28일 배우 송강호는 “매우 감사하고 영광스럽다”며“ 사랑하는 가족에게 큰 선물이 된 거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의 수많은 영화팬 분들께 이 영광을 바친다”라고 수상소감을 덧붙였다.

베이비박스를 소재로 한 ‘브로커’에서‘ 송강호는 베이비박스에 담긴 아이에게 새 부모를 찾아주는 브로커 상현역을 맡아 인간적이고 소탈한 매력을 드러내며 열연을 펼쳤다. ‘브로커’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 연출작으로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 이주영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함께 했다.

제75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2004)로 제57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에 이어 ‘박쥐’(2009)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또 2016년 경쟁부문에 진출한 ‘아가씨’를 거쳐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인 최다 수상자에 올랐다.

이날 박찬욱 감독은 "팬데믹 시대를 겪으면서 극장에 손님이 끊어지는 시대를 겪었지만 그만큼 극장이라는 곳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우리 모두가 깨닫는 계기가 됐다. 우리가 이 질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도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 믿는다“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영화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스릴러다. 올해 경쟁 부문에 초청된 19편의 작품 중 '헤어질 결심'의 평점 평균은 3.2점으로 가장 높았다.

제75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은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홀리 스파이더', 이란)에게, 황금종려상은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은 신작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Triangle of Sadness)에 돌아갔다. 박찬욱 감독은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2002) 이후 20년 만에 두 번째 감독상을 수상한 한국 감독이라는 영예에 올랐다.

한편 송강호, 박찬욱 감독은 오늘 서울로 돌아온다. 송강호는 31일 열리는 ‘브로커’ 언론시사회에 참석하고, 박찬욱 감독은 2일 열리는 ‘헤어질 결심’ 제작보고회에 자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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