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기업협회, '플랫폼 자율규제'에 대한 토의 열어

[중앙뉴스= 방현옥 기자]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새 정부의 플랫폼 자율규제'라는 주제로 제78회 굿인터넷클럽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최근 COVID19의 영향으로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 디지털 플랫폼의 확산 등으로 변화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상생할 수 있는 자율규제의 방향 등을 논의하고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새 정부의 기조인 ‘자율규제’를 주제로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권헌영 교수가 토론 진행을 맡았으며 권순우 한국자영업 연구원장과 중소기업중앙회 추문갑 본부장,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 계인국 교수, 그리고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조영기 사무국장이 패널로 참여해 토의를 진행했다.

패널로 참여한 (왼쪽부터)조영기 사무국장과 계인국교수, 추문갑 본부장, 권순우 연구원장 그리고 진행을 맡은 권헌영 교수 (사진= 방현옥 기자)
패널로 참여한 (왼쪽부터)조영기 사무국장과 계인국교수, 추문갑 본부장, 권순우 연구원장 그리고 진행을 맡은 권헌영 교수 (사진= 방현옥 기자)

권순우 원장은 "자율규제에 대해 방향성은 좋지만 오히려 큰 숙제가 주어졌다"고 언급했다.

자율 아래서 혁신이 일어날 수 있지만 혁신과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고 플랫폼의 독점화 우려가 커질 수 있음을 염려한 것이다.

특히 그는 "자율상생으로 서로 윈윈할 수 있어야 하지만 상호배타적인 관계가 형성될 수도 있다. 기업의 자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출발하지만 동반성장이 안됐던 과거의 경험들을 볼 때 위기의식을 가지고 상생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사업이 자영업자와 배달서비스 노동자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언급해 달라는 권헌영 교수의 요청에 권순우 원장은 "시장과 경제측면에서 전세계가 고객이 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플랫폼 독점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며 "자영업자의 혁신적 마인드가 필요하며 예전 제한된 정보에 비해 플랫폼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규제가 아이티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견을 부탁받은 계인국 교수는 "빠른 변화 속도 안에서 생기고 사라지는 속도 역시 빠른데 기존의 생각에 갇혀 규제를 만들면 항상 뒤쳐질 수 밖에 없다" 말하며 "자율이라는 것은 방임이나 관조가 아니며 플랫폼과 입점기업, 소비자들 스스로 공통된 원칙과 관점을 수렴해 의견을 모아 규약을 만들어 집행하며 연대하면서 신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헌영 교수는 "플랫폼 사업 전반에 대해 분야별로 나눠 토의해야 할 내용이 방대하다"며 "노동자 보호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플랫폼으로 사라지는 산업군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정부가 직접 관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합의를 할 건지 등 산제한 문제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토의해야 한다"고 말한 후 추문갑 본부장에게 온라인 플랫폼의 공정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에 대해 의견을 구했다.

추문갑 본부장은 "비대면으로 온라인 플랫폼이 활성화되며 소비자 삶에도 영향을 끼치고 국민 복리후생에도 기여했지만 불공정문제가 항상 대두된다"며 "플랫폼 기업에의 종속성은 매우 강해 독점화가 더 심해질 우려가 커 이상적인 자율규제지만 중소기업계에서는 최소한의 법제정을 원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예전에는 대기업과 원·하청 기업 간의 갑을 관계로 불공정 문제가 있었지만 플랫폼 기업에의 자영업자 의존성은 상당하기 때문에 불공정은 더 심각하다”며 “여러 번 언급이 되고 있지만 서로 상생해야 한다는 공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영기 사무국장은 "인터넷 기업 이용자나 소비자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들을 선택하면서 플랫폼이 세분화 돼 한국의 플랫폼 독점은 심하지 않다“했다.

또 ”현실인식을 먼저 정확히 하고 정부와 플랫폼 사업자, 소상공인도 자율규제를 방임으로 오해하지 않아야 한다"며 "자율규제 문제점이 파악되면 데이터에 근거한 법적 규제가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헌영 교수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표명했지만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진 이후의 정부 역할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며 "과학적 데이터를 쌓아 나가 규제 역시 데이터에 기반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공)
(사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공)

마지막 발언에서 권순우 원장은 "규제보다는 사후적 감독으로 수정·보완하는 것이 적절하지만 효과적인 자율이 되려면 주체가 모두 능력이 있어야 정교하면서도 디테일한 분석이 가능하다"며 "역량을 고도화해 상생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상생은 일시적 도움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며 비즈니스적 관점으로 시장기반의 상생으로 발돋움 하자"고 피력했다.

추문갑 본부장은 "항상 대두되는 양극화 문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며 해외로 진출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등 입점업체와의 공정상생이 주요쟁점"이라 다시금 강조했다.

계인국 교수는 "자율은 제대로 되기 어렵다"며 "획일화된 규제를 돌파하기 위해 공공데이터의 마이데이터화 등 데이터의 흐름이 확대되면 데이터 상생 단계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조영기 사무국장은 "자율이 좀 안되고 미숙하더라도 도전하고 한발 더 나아가 자율규제가 안착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헌영 교수는 "인터넷 종사자들이 직업윤리를 갖고 수월성 위주가 아니라 온라인에서의 기업 활동의 파급효력도 생각하고 살펴야 하며 데이터를 이용한 근거로 자율과 규제에 대한 틀이 잡혀가야 한다"고 마무리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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