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 신현지 기자]영화 '비상선언'은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비상선언'이 25일 오후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신현지 기자)
'비상선언'이 25일 오후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신현지 기자)

'비상선언'이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자리에는 한재림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이 함께했다.

이날 공개된 '비상선언'은 2만 8000피트 상공에서 벌어진 사상 초유의 항공 재난과 맞서는 이들의 고군분투의 절실함과 간절함을 그려냈다. 특히  한재림 감독이 약 10여 년 전부터 영화화를 꿈꿨을 만큼 관객의 마음을 관통하는 소재를 자신만의 감성과 깊이로 섬세하게 풀어냈다.

재난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베테랑 형사팀장 ‘인호’ 역의 송강호, 딸아이의 치료를 위해 비행기에 오른 탑승객 ‘재혁’ 역의 이병헌과 그와 한 비행기에 탑승한 ‘진석’ 역의 임시완, 국민들을 지키기 위해 나서는 국토부 장관 ‘숙희’ 역의 전도연과 그와 함께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를 지키는 ‘태수’ 역의 박해준, 승객들을 지키고자 하는 의무감의 부기장 ‘현수’ 역의 김남길과 사무장 ‘희진’ 역의 김소진까지 믿고 보는 열연의 주인공들이 재난 상황을 밀도 높게 그려냈다

완쪽부터 임시완,송강호, 이병헌 (사진=신현지 기자)
완쪽부터 임시완,송강호, 이병헌 (사진=신현지 기자)

여기에 지상의 송강호, 전도연, 박해준과 상공의 이병헌,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의 거리를 뛰어넘는 연기 호흡이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았고 혼란 속에 추락하는 기체에 몸을 맡긴 탑승객들의 모습은 단 한순간도 긴장을 놓칠 수 없게 했다.

한재림 감독은 “10여 년 전, 이 영화를 처음 제안 받았다”라며 그때부터 특수한 항공 재난이라는 상황 속, 보편적인 캐릭터들의 감정을 다룬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음을 언급했다. 또한 “1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우리는 크고 작은 수많은 재난을 겪었다. 쓰고 캐스팅을 시작할 때는 재난이 아직 오지 않았던 시기였다. 찍으면서 여러 가지 감정이 들었는데 어떤 특정한 재난이 아니라, 재난 자체의 속성을 더 들여다보면 더 많은 함의가 있지 않았나 싶다. 재난을 마주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비상선언’의 인물들을 보시면서 자그마한 공감과 위로, 희망을 얻기를 바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완쪽부터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사진=신현지기자)
완쪽부터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사진=신현지 기자)

또 한 감독은 임시완 캐스팅에 대해 “캐스팅에 영감이 된 건 미국 라스베이거스 총기 사건이었다. 거기 테러범의 기사들을 찾아보니 정말 평범했고, 집안도 어렵지 않았고, 심지어 친형 같은 경우 동생인 당사자가 총기에 관심 있는지도 몰랐다는 것을 보면서 그런 일을 벌이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이 이야기에 시작점이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재난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베테랑 형사팀장 인호역의 송강호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때 평범한 재난영화나 장르물로 이해했다. 그런데 작업을 해나가면서 재난을 통해 무엇을, 감독이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지 서서히 다가가게 됐다. 이 영화는 우리가 알고 있지만 평소에 잘 느끼지 못했던 사회 공동체 이야기, 가족과 이웃에 대한 생각을 담담하게 보여준다는 점이 와닿았다”고 말했다.

임시완은 “배역을 선택할 때 악역이든 선역이든 행동의 당위성을 찾았다. 그런데 이번 작품 같은 경우는 당위성 자체가 없었던 역할이었다. 그런데 그런 당위성이 없었기 때문에 이 역할을 표현하는데 자유로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고 말했다.

딸아이의  치료를 위해 비행기에 오른 탑승객 재혁 역의 이병헌은 “실제 공황장애 경험이 비행기 공포증이 있는 승객을 연기하는 것에 도움이 됐다”며 “영화를 하면서 그런 부분이 어느 정도 표현됐으면 했고 또 그런 상황들만 관객들에게 느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라고 말했다.

불안함을 감추고 목적지를 향해 가는 부기장 현수 역의 김남길은 “부기장 역할을 위해 실제 비행 훈련을 했다”며“ 기장님으로 나오신 분들과 같이 훈련했고, 랜딩 시뮬레이션부터 비행기 조종 버튼이나 시스템을 익숙하게 하는 연습을 했다. 비행기 오락이 있는데 똑같이 조종석을 사서 이륙하고 랜딩하는 걸 연습 삼아 핑계로 놀았다”라고 말했다.

또 “이번 영화를 연기할 때 부기장은, 개연성이 어느 부분에서는 부족할 수 있겠지만 오래 살아남는 게 목표였다"라며 "감독님과 얘기한 건 정신적으로 갖고 있는 책임감과 현수가 갖고 있는 트라우마가 있으니 책임감 하나로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항공 재난을 소재로 다룬 영화 '비상선언'은 2021년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받았으며 올해 8월 3일 국내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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