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열 대기자
전대열 대기자

[중앙뉴스 칼럼= 전대열 대기자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정치계를 좌우하는 것은 엉뚱하게도 여론조사다.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출마하려는 움직임만 있으면 여론조사의 표적이 된다. 

후보는 가만히 있어도 이처럼 언론사들이 경쟁적으로 여론을 핑계대고 인기 그래프를 그리는 대상에 오르기만 해도 그는 상당한 수준에 올라있는 셈이 된다. 자기는 굉장한 인재로 스스로 자부하고 출마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언론사들이 한 번이라도 인터뷰 요청을 해야 되는데 그것마저 없다면 일찌감치 김치국을 마시고 뒤로 물러서는 게 났다. 

이처럼 언론기관의 여론조사는 당선 가능성 위주로 점을 친다. 물론 군소정당 후보들도 여론조사의 대상에 오르기는 하겠지만 %가 오르지 않으면 오히려 발표되었을 때 손해가 된다. 지난번 치열하게 대결했던 윤석열과 이재명의 대선 싸움은 모르긴 몰라도 아마 100회 정도의 여론조사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100회든 200회든 횟수는 문제가 안 된다. 두 사람의 인기는 여타후보들을 압도하고도 남음이 있었기 때문에 국민의 눈초리는 오직 이들의 인기가 오르내림에 따라 덩달아 춤을 췄다. 두 사람은 온갖 공약을 발표하여 국민의 환심을 끌게 하는데 총집합했다.

이들을 지지하는 팬덤들은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지지후보의 장점을 추켜올렸다. 아니 상대후보의 약점을 더 파고들었다는 표현이 훨씬 실감이 난다. SNS를 통한 개개인의 의견은 치열하다 못해 가짜뉴스를 양산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엉뚱한 거짓을 아무 부끄러움도 없이 지어내는 솜씨는 가히 하늘을 찔렀다. 

대부분의 국민은 가짜에 넘어가지 않겠지만 후보가 직접 TV에 출연하여 거리낌 없이 가짜뉴스를 되뇌는 지경에 이르자 국민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부끄러움도 모르고 너무나 뻔뻔하다고 지적을 해도 오히려 지지자들은 박수를 치고 상당수의 일반 국민들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유권자의 표는 한 순간에 오락가락하는 것이어서 뻔뻔한 수작에 넘어간 표도 많았을 것이다. 결과는 윤석열의 신승(辛勝)이었다. 당선자의 인기는 그 순간부터 수직상승한다. 수치가 좌우하는 것은 아닌데도 과반수인 50%를 넘어 70~80정도로 치솟았을 것이다. 이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다. 인기는 금방 식기 마련이다. 취임식이 거행되는 날의 대통령 당선자 인기는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그 후 순차적으로 떨어지기 마련이다.

오늘 현재 윤석열의 인기는 30%대라고 한다. 취임 초기에 떨어져도 너무나 많이 떨어졌다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칼럼니스트들의 논평도 매우 날카롭게 이를 지적한다. 청와대 입주를 거부하고 이를 국민에게 되돌려 준 것은 아주 멋지고 좋았다는 여론을 들었다. 민주화 이후 여섯 명의 대통령들이 후보시절 모두 약속했던 일인데 당선 후에는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는 공약이 되었다. 오직 윤대통령만이 과감하게 이를 실천에 옮겼다. 

청와대는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었다. 구중궁궐이 무색하게 과거 왕이 살던 궁궐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인원이 많았다. 이를 하루아침에 옮기기는 거의 불가능했던 대공사를 윤석열은 거침없이 해치웠다. 광화문으로 옮기려고 했지만 여건이 맞지 않는다는 현실 앞에 당장 고개를 끄덕거리며 용산시대를 열었다. 그는 확실한 약속은 반드시 실천하는 사람으로 부각되었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그의 인기는 용솟음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어찌된 셈인지 취임한지 두 달도 못되어 30%대에 머물러 있다고 하니 답답할 것이다. 어떤 신문에서는 문재인 밑에 있던 탁현민을 데려다 놔야한다는 익살을 부리기도 한다.

이러한 여론조사와 인기투표 같은 이벤트는 실상 큰 의미가 있는 게 아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을 두고 오르락내리락하는데 익숙해진 국민들은 지지여부를 떠나서 흔들리고 있다. 매체들의 유명 평론가들도 이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 윤석열은 정치적 기반이 든든하게 받혀준 사람이 아니다. 문재인정부의 부도덕과 뻔뻔함에 질린 국민들이 새로움을 찾아낸 게 윤석열이다. 

문정부에서 발탁한 사람이면서도 조국의 부정과 비리를 끝까지 파헤치겠다는 검사의 양심이 국민의 뇌리에 박힌 사람이다. 검사 그만두고 8개월 만에 대통령이 된 윤석열을 향하여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만 말하는 것은 그를 제대로 평가한 게 아니다. 그는 기득권을 포기하고 양심을 지키겠다는 확실한 신념을 국민에게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문재인이 구축해 놓은 좌파적 조직이 완강한 힘을 비축하고 있다. 

민노총이나 전교조는 말할 나위없고 팬덤을 형성한 정치적 조직들이 그동안 비축한 막강한 실력을 총동원하여 언제라도 광우병이나 최순실을 조작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해야 할 것이다. 윤석열은 문정부가 펑퍼짐하게 깔아놓은 온갖 부실(不實)을 과감하고 신속하게 걷어내는데 총력을 기울여 국민의 걱정을 덜어줘야만 한다.

전대열 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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