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 방현옥 기자] 예술의 세계가 어렵고 먼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친근히 다가갈 수 있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꿈인 공미라 서양화가를 만나 미술인생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화가의 꿈을 가지신 게 언제신지.

공미라 작가 (사진= 공미라 작가 제공)
공미라 작가 (사진= 공미라 작가 제공)

공미라 화가 : 초등학교 1학년 때 미술상을 수상하며 화가의 꿈을 키우게 됐어요. 미술상을 많이 받았지만 한번도 제대로 미술교육을 받지 못해 다른 친구들의 색감을 보며 혼자 터득하고 공부했었는데.. 그냥 그렇게 지나갈 수도 있었을 거 같아요.

미술을 좋아해 틈만 나면 그림을 그리고 방학 때는 시골에 가서 그림을 그리곤 했어요. 고 3때 선생님께서 미대를 추천하셨지만 여건이 안돼 지원을 못했어요.

'눈보라속 오송이 들려주는 이야기' (사진= 공미라 작가 제공)
'눈보라속 오송이 들려주는 이야기' (사진= 공미라 작가 제공)

미술학원이 아닌 논술학원을 운영하셨네요.

졸업 후 취업을 하고 화실을 다니며 배우고 결혼했어요. 국어논술학원을 운영하면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해 논술 선생이 됐구요.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노력하며 도서관에서 공부도 열심히 했고 초중고 학생 입시생을 가르치기 시작하면서는 더 열심히 공부했어요. 내가 먼저 노력하고 실천해야 결과가 나온다는 걸 알았거든요.

책을 읽으면서도 그림책의 그림이 더 눈에 들어왔고 생각을 그림으로, 만화로 표현하며 이미지화하는 작업을 시도했는데 학생들도 좋아했어요. 논술을 글로만 쓰면 지겨울 수도 있는데 그림으로 표현하니 아이들이 즐거워 한거죠.

청소년들과 관계된 일들을 많이 하셨어요.

공미라 화가 : 제가 아이들을 좋아해요. 교육청이나 중고등학교에서 ‘욕설 없는 세상 만들기’ ‘언어예찬’ 등의 아카데미에 참여해 학생들과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졸거나 반항하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그 아이들을 참여시켜 잘 마무리했죠. 

또 상담심리 공부를 하고는 ‘자살예방’ 아카데미도 참여했어요. 아이들을 가르치며 소통하고 함께하는 마음이 지금의 ‘고샅’ 시리즈로 연결됐다고 볼 수 있어요.

작업은 어떻게 하시나요?

공미라 화가 : 학원을 운영하며 가르치면서 많이 배우게 됐고 또 작업실로도 병행했는데 학원을 그만두며 집에서 작업하니 작업실 환경이 안 좋아 1주에 1번은 화실에 다녀요. 수채화로 그릴 때 원하던 그림이 안 나와 유화를 거쳐 아크릴로 그리면서 내가 하고자 하는 그림이 나왔어요. 

코로나 전에는 모두가 좋아하는 예쁜 그림을 그렸고 빛을 좋아해 빛을 발하는 힐링의 그림을 그리고 싶었는데 코로나 시점을 지나며 나만의 색깔이 뭘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고 나만의 그림을 고민하게 됐어요.

'파도' 작가의 자녀가 트위터에 올렸던 작품 (사진= 공미라 작가 제공)
'파도' 작가의 자녀가 트위터에 올렸던 작품 (사진= 공미라 작가 제공)

SNS를 통해 소통을 많이 하시네요.

공미라 화가 : 작년 파도 그림을 그렸는데 딸이 트위터에 올렸어요. 뷰가 엄청났고 판매까지 이어져 자신감이 생겼지만 아직도 뭔가 부족한다는 생각이 항상 들었죠. 페이스북을 운영하면서 그림을 보여줄 기회가 늘고 많은 분들이 좋아해 줘서 유명세를 탔어요.

또 제가 구상한 밑그림을 먼저 그려 페북에 올리면 폐친들이 관심과 격려와 함께 그림에 추가로 그려 넣을 요소를 추천해 주세요. 그 중에 그림에 맞게 그려넣기도 하구요.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고 조언해 주셔서 힘이 돼요.

풍경을 그린 그림들도 눈에 띕니다.

공미라 화가 : 사진작가 김관중 선생께서 직접 찍으신 사진을 제게 그림으로 그려보라고 의뢰해 주셨어요. 저로서는 너무나 영광이죠. 그분의 사진으로 그림을 그려 콜라보 작품을 완성했죠. 정말 감사했어요. 

또 사이즈가 큰 오리지날 작품을 축소해 작은 부채로 만들어 하나의 작품으로 구성했어요.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싶지만 여유가 안되는 분들을 위해 팬서비스 차원에서 모든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고자 제작했어요.

'부채세트' (사진= 공미라 작가 제공)
'부채세트' (사진= 공미라 작가 제공)

어떤 화가의 모습을 바라시는지요.

공미라 화가 : 특정인을 위한 그림이 아니라 어르신들은 추억을 되새기는 기회를 줄 수 있는 그림, 청년들은 어른들과 소통할 기회가 되고 어린아이 역시 그림을 보고 즐거워할 수 있는 그런 그림을 그리고 싶고 그런 화가가 되고 싶어요. 예술의 세계가 어렵고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공감하는, 이웃과 같은 존재로 인식하시면 좋겠어요.

'고샅시리즈'가 그 일환이예요. 유년시절 추억을 담은 고샅 시리즈는 한양증권 준법경영실장 고명섭 이사님의 제안으로 시작됐어요. 골목길마다 공터마다 아이들이 시끌법적 떠들고 놀던 저의 어린 시절을 품고 있는데 살아가면서 느끼는 그리움을 다양한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고샅 시리즈를 자세히 보면 밝고 즐거운 놀이를 하는 친구들이 있고 그 놀이에 참여하지 못하는 주변 아이가 있어요. 나누어진 두 부분은 가난과 부, 어두움과 밝음으로 두 부분을 화합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었어요. 현재 6편의 작품이 완성됐고 앞으로도 작품이 더 추가될 거구요. 

스토리를 담은 그림, 공미라만의 스토리를 보여주고 싶어요. 메마르고 힘든 세상에서 그림이나 예술로 정화되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더욱 발전하는 화가가 되기 위해 정진해 나갈거예요.

'고샅시리즈 중 - 비석치기' (사진= 공미라 작가 제공)
'고샅시리즈 중 - 비석치기' (사진= 공미라 작가 제공)

올해 전시 일정이 어떻게 되시는지.

공미라 화가 : 지금 전시중인데 9월 16일까지 파라과이 아트페스티벌에 디지털 판화점이 전시되구요. 8월 26일부터 31일까지 우현문 갤러리에서 전시가 있어요. 9월에는 아트락페스티벌 초대작가전이 1일부터 30일까지 열리고 10월에는 인천국제아트페스타에서 개인전을 가질 예정이예요. 12월에는 히즈아트페어에 작품 전시가 계획돼 있구요.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공미라 화가 : 그림을 시작한지 25년이예요. 걱정이나 스트레스로 힘들 때 그림을 그리며 힐링이 돼요. 그 작업을 할 때 남편의 지원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제가 그린 그림을 보며 응원해주고 칭찬도 많이 해요. 잘할 수 있다고 항상 격려해 줘 너무 감사하죠. 이 자리를 빌어 사랑한다는 말 꼭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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