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 신현지 기자] 포항 ‘법광사지’에서 통일신라 때 만든 180㎝ 크기의 머리 없는 불상이 발굴됐다.

금당지 불상(사진=문화재청)
금당지 불상(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은 지난 2021년 3월부터 이달까지 실시한 사적 ‘포항 법광사지’에 대한 추가 발굴조사에서 통일신라에 해당되는 금당(절의 본당)지에서 180cm 높이의 불두(불상 머리)없는 불상 등이 확인됐다고 27일 밝혔다.

상층 기단에 장방형 전돌을 쌓은 금당지 기단과 녹색 유약을 바른 벽돌인 녹유전이 깔린 바닥도 확인했다. 경전에서 극락정토의 땅을 유리 같은 대지로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금당 바닥에 녹유전을 장엄(부처에게 올려 장식하는 일)하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러한 녹유전 출토사례는 경주 황룡사지와 사천왕사지, 불국사처럼 통일신라에 축조된 왕경의 궁성과 중심사찰유적에서 찾아볼 수 있다.

포항 '법광사지' 전경(사진=문화재청)
포항 '법광사지' 전경(사진=문화재청)

불상대좌에 봉안되었던 불상은 불두없는 상태로 두 조각으로 나눠져 출토되었는데, 불두가 없는데도 높이가 180cm나 된다. 이에 대좌를 포함한 전체 높이는 460㎝ 이상으로 추정되어 505㎝인 석굴암 불상보다는 작으나 신라의 왕경인 경주지역의 다른 불상과 비교해봐도 매우 큰 불상에 속한다.

이 밖에도 불두에 부착되었던 흙으로 구워 만든 나발(소라모양으로 된 불상의 머리카락) 160여점, 금동불입상, 향로 및 정병 등 다수 유물이 금당(본당)에서 확인됐다.

기록에 따르면 법광사지는 신라 진평왕(579~632)때 원효대사가 왕의 명으로 창건했으며 삼층석탑에서 나온 석탑기에는 828년 탑이 건립되었고, 846년에 이건되었다. 또한, 왕실사찰에 걸맞는 격이 높은 유물이 출토됐다.

앞선 조사에서는 금동투조판, 금동장식, 귀면와(도깨비 얼굴을 새겨 장식한 기와), 막새(지붕의 추녀 끝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기와) 등 3,000여점에 달하는 유물을 수습한 바 있다.

한편, 문화재청은 포항 법광사지의 발굴조사 성과를 토대로 2023년에 포항시, 경북문화재단 문화재연구원과 통일신라 창건기의 원형과 향후 정비 방향을 논의하는 학술대회를 개최해 향후 사적 정비 및 복원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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