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 박광원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기준금리 4% 시대를 본격화했다. 이는 좀처럼 잡히지 않은 고물가를 잡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것.

이에 한국과의 금리 차는 1% 포인트까지 벌어져 추가 긴축 압박도 심해졌다.

연준은 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연이은 자이언트 스탭에도 인플레이션(물가상승) 현상이 지속하자 4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라는 초유의 조처를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3.00∼3.25%인 미국 기준금리는 3.75∼4.00%로 상승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연준은 그러나 급격한 긴축 정책이 성장 둔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언급하며 향후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올해 마지막 연준 회의가 열리는 12월에는 빅스텝(한 번에 0.50% 금리 인상) 수준으로 보폭을 조절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고 이와 관련한 사건들이 인플레이션에 추가적 상승 압력을 가해 세계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연 2%)으로 되돌릴 만큼 지속해서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이 목표하는 최종금리 수준은 지난번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면서 연준의 긴축 정책이 한동안 계속될 것임을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아직도 예상보다 높고 노동시장은 과열된 상태”라며 “연준이 충분히 통화정책을 긴축하지 않는다면 정말 큰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그러나 금리인상이 경기 둔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인식도 드러냈다.

파월 의장은 “소비 지출은 실질 가처분 소득 하락과 빡빡한 재정 상황으로 빠른 속도로 둔화하고, 높은 모기지 이자율로 주택 부문 활동이 크게 약화했다”며 “높은 이자율은 기업 고정 투자에 부담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통화 억제 효과가 완전히 실현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결정할 때 누적된 긴축 통화정책의 효과와 통화정책이 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시차, 경제 및 금융 상황 진전 등을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이번 자이언트 스탭으로 한국과의 금리 격차도 더욱 커졌다. 이에 따라 자본유출을 비롯한 국내 경제의 피해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한국은행 오는 24일 6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다만 인상 폭은 아직 유동적인데 10월에 이어 두 번 연속 빅 스텝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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