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 열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전 대 열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중앙뉴스= 전대열 대기자 ]사람이 살고 있는 지구는 엄청나게 넓다. 그 안에 수백 개의 나라가 존재하고 각각의 나라에는 온갖 단체와 조직이 점멸(漸滅)한다. 나라마다 각개의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대륙에 따라 인간의 피부색도 다르다. 

한 때는 백인종만이 가장 우수한 인간의 조건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믿기도 했지만 인지의 발달과 함께 이제는 흑인종이든 황인종이든 간에 차별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그렇게 되기까지 인류의 삶은 끊임없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로 얼룩져있다. 그러나 아직도 인종차별은 현존하고 있으며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나라 안에서 내전을 벌이고 국가 간에 전쟁을 치르고 있다. 20세기에 치러졌던 두 차례의 세계대전은 21세기에도 인류를 위협하는 잠재적 요소다. 

이제는 총과 대포로 상징되는 재래식 무기가 아니라 핵이라고 하는 다수말살의 가공할 무력이 출현하여 자칫 지구가 송두리째 없어질 것까지 걱정하는 추세다. 러시아의 푸틴은 지금도 핵공격을 지껄이면서 우크라이나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

다행히도 우크라이나 젤렌스키의 용기로 러시아 군대를 물리치는 중이지만 장거리 미사일 폭격으로 사상자는 늘어만 간다. 핵 위협은 푸틴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북한의 김정은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유지를 받들어 기어코 핵을 만들었고 SLBM과 ICBM까지 미국을 겨냥한 발사연습에 몰두하는 중이다. 특히 문재인정부와 맺었던 9.19군사협정은 이미 휴지조각이 되었다. 공공연하게 남한을 주적으로 표현하면서 핵으로 불바다를 만든다는 종래의 협박을 더 심하게 내뱉고 있다. 더구나 무인기 드론으로 서울까지 침투하였으나 우리 공군에서는 기관포를 백발이나 쏴대고도 단 한 대도 격추하지 못하는 한심한 대공방어 태세를 노출시켰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으면 문정권에서 못했던 군사훈련에 만전을 기해야지 전 정권 탓만 하면 면죄부가 되나? 현재 일어나고 있는 모든 사항은 윤석열정부의 책임이다. 핼러윈 참사 때문에 어리둥절하고 있으면 안 된다.

핼러윈 참사로 158명의 생목숨이 스러졌지만 그렇게 큰 사고가 벌어졌는데 누구 하나 내 잘못이요 하면서 사퇴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개탄할 일이다. 158명이면 4.19혁명 때 186명. 5.18민주화운동 때 165명에 버금가는 숫자다. 물론 핼러윈은 4.19나 5.18처럼 군경의 발포가 아니었지만 치안을 책임진 것은 경찰 아닌가. 관료는 높이 올라갈수록 책임의식이 강해져야 정상이다.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은 보기에 짜증난다. 

장관이나 청장은 내 책임이 아니라는 식으로 버티고 있는데 잔챙이 서장이나 구청장만을 다그쳐 봐야 국민의 분노를 잠재우기 힘들다. 이런 판에 총파업을 벌였던 민노총과 화물연대는 정상적인 산업유통을 마비시키며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안겨주고 끝냈다. 이들도 억지 상황을 만들어낸 책임을 지고 노동계에서 물러나야 옳다. 윤대통령이 노동 교육 연금개혁을 하겠다고 공언한 것은 시의적절한 정책의지다.

지금 우리 사회는 매우 불안한 양상을 띠고 있다. 어느 나라에나 범죄자는 있으며 정신도착자도 흔하다. 한마디로 정상적이지 못한 현실이다. 그런데 모든 국민의 관심사로 떠오르는 정치인들의 행태가 이러한 불안요소에 불을 붙이고 있어 걱정이다. 그 첫째가 국회다. 

과반수 찬성이면 헌법을 제외한 모든 법률의 개폐가 가능하다. 168석으로 과반수 의석을 보유한 더불어민주당이 대선과 지선에서 국민의힘에게 패퇴한 것을 만회하겠다는 오기로 이 법, 저 법 따지지 않고 마구잡이로 입맛에 맞는 법을 양산하고 있다. 나중 문제는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국민들을 볼모로 한 셈이다. 정권을 잡고 있을 때 해야 할 일을 놓친 다음에 하는 것은 완전한 책임회피다. 

초중고를 관장하는 교육감들이 재정난에 허덕이는 대학에 넉넉한 지방재정교부금을 조금 떼어주는 것을 거부하는 것은 교육의 참모습이 아니다. 너른 마음으로 사회 개선에 나서야할 책임이 우리 자신에게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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