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적절한 정책 대응으로 하반기 반등 전환점 마련 후 회복세” 
“역성장 국면에 진입하는 가운데, 경기 하강 가속화되고 있어”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대내외 경제 여건이 부정적 기조를 지속할 경우 경착륙 이후 침체가 장기화되는 경로를 가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월 발행한 ‘한국 경제의 실속, 높아지는 경착륙 가능성-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2023년 1분기)’이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한국 경제가 역(逆)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선행지수가 장기간 하락하면서 경기 전환(침체에서 회복) 시점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선행지수순환변동치가 장기간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동행지수순환변동치도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경기 하강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내외 경제 여건이 부정적 기조를 지속할 경우 경착륙 이후 침체가 장기화되는 경로를 가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보고서는 2023년 1분기 현재 한국 경제는 수출 경기가 침체되는 가운데 내수 활력이 약화되면서, 경제 성장 속도가 급감하는 실속(失速) 국면에 위치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부정적인 시나리오인 경착륙과 긍정적인 시나리오인 연착륙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언급하며 두 가지 시나리오를 예시했다.

부정적인 시나리오인 경착륙 경로는 대내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경제가 급격한 침체 국면에 빠지고, 특히 정책 대응이 실기(失期)하면서 연중으로 경기가 하강하고 나아가 2024년 상반기까지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고 했다.

긍정적인 시나리오인 연착륙 경로는 상반기까지 대내외 부정적 경제 여건의 충격이 이어지면서 경기가 하강하는 국면이 지속되나, 적절한 정책 대응으로 하반기 무렵 반등의 전환점이 마련되면서 회복 추세를 보이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했다. 

특히 보고서는 한국 경제가 성장 엔진을 잃어버려 ‘실속(失速)’하고 ‘경착륙(硬着陸)’할 가능성을 막기 위한 방안을 시사점으로 제시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월 발행한 보고서를 통해 “한국 경제가 역(逆)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선행지수가 장기간 하락하면서 경기 전환(침체에서 회복) 시점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선행지수순환변동치가 장기간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동행지수순환변동치도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경기 하강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고 밝혔다. (사진=김상미 기자)
현대경제연구원은 3월 발행한 보고서를 통해 “한국 경제가 역(逆)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선행지수가 장기간 하락하면서 경기 전환(침체에서 회복) 시점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선행지수순환변동치가 장기간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동행지수순환변동치도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경기 하강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고 밝혔다. (사진=김상미 기자)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정책의 무게중심을 ‘물가 안정’보다 ‘성장 강화’에 두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경기 진작’ 기조로 선회해야 한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용시장 냉각으로 가계 구매력의 핵심이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각적이고 실효적인 고용 창출력 확충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수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주력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 노력과 상대적으로 대응 여력이 취약한 수출 중견·중소기업의 경영 안정화에 대한 지원이 요구된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완화하기 위하여 중앙은행의 명확한 포워드 가이던스 제시가 요구되며, 국지적 유동성 경색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즉각 조치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불황 국면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응하여 취약 계층에 대한 사회 안전망의 확충과 복지 사각지대의 해소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수요부문별 경기 동향은 ▲소비 절벽, ▲설비투자 부진, ▲건설 경기 불확실성, ▲수출 경기 양극화, ▲고용 시장의 질적 악화, ▲디스인플레이션, ▲경제 심리 불안 지속 등이다.

산업별 경기 동향은 1월 전산업 생산(전월비)은 광공업이 크게 침체되었으나, 서비스업 생산 호조로 소폭 증가세를 나타냈다. 

제조업은 생산이 감소하고 가동률이 급락하는 침체 국면이 진행 중이며, 출하가 급감하고 재고가 증가하는 등 시장 상황도 급격히 악화 중이다.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은 ’22년 12월에 이어 ‘23년 1월에도 소폭이나마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으나 증가세는 약화되는 모습이다.  건설업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1월 중 토목 부문이 호조를 보였으나, 건축 부문은 침체를 지속 중이다.

또한 보고서는 향후 경기 위험 요인과 경기 전망을 내놨다. 경기 방향성 결정 위험 요인으로, 향후 한국 경제에는 ▲G2 성장 속도에 따른 수출 경기 회복 여부, ▲시장금리 변화에 따른 내수 반등 여부, ▲고용시장 냉각에 따른 가계 구매력 위축 여부 등의 경기 방향성 결정 요인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G2 성장 속도에 따른 수출 경기 회복 여부’는 우리 주력 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 상황에 의해 수출 경기의 회복 시점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최근 미국과 중국의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만약, 한국의 주력 시장인 중국과 미국 경제의 상황이 개선될 경우, 우리 수출 경기의 회복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성장 동력을 다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시장금리 변화에 따른 내수 반등 여부’는 내수 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시장금리의 방향이 경제의 안정성을 결정지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현재 고금리에 따른 시장의 자금 경색이 실물 경기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과거 정책금리 인상 시기를 살펴볼 경우, 정책금리 최종 수준이 결정되면 시장금리가 먼저 하락하면서 유동성 경색이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고용시장 냉각에 따른 가계 구매력 위축 여부’는 고물가·고금리로 소비 심리가 악화되는 가운데, 핵심 구매력의 원천인 고용시장이 냉각될 가능성이 우려된다면서, 지금까지의 소비 부진은 고금리·고물가로 가계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향후, 핵심 구매력인 소득 감소가 본격화될 경우 소비 침체가 더 깊어지고 장기화될 우려가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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