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3자 안보협력···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강력한 리더십 필요

[중앙뉴스= 박광원 기자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27일(현지시간) 상하원 합동 연설을 맞아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은 입을 모아 환영의 뜻을 전하며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했다. 한국 대통령의 7번째 상하원 합동연설이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 중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오른쪽 뒤), 미국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장(왼쪽) 박수를 치고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 중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오른쪽 뒤), 미국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장(왼쪽) 박수를 치고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은 윤 대통령의 연설 이전 자신의 트위터에 윤 대통령을 환영하는 동영상을 공유하고 "오늘 연설은 한미 동맹을 한층 강화하는 역사적 한 걸음"이라고 밝혔다.

30초 분량 동영상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의장실 밖에서 매카시 의장과 악수를 나누며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매카시 의장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매카시 의장은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악수를 나누면서는 "만나뵈서 영광입니다"라고 말했다. 매카시 의장은 이어진 환담에서는 윤 대통령에게 "상하원 합동 연설 초청을 수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오늘 모시게 돼 영광"이라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

매카시 의장은 함께 올린 트윗에는 "윤 대통령을 의회에 초청하게 돼 영광"이라며 "우리 두 나라는 언제나 함께해야 한다"라고 적었다.

매카시 의장은 이어 윤 대통령 연설이 현지시간 오전 11시부터 중계된다고 알린 뒤 오늘 윤 대통령의 의회 연설은 한국 대통령의 7번째 상하원 합동 연설이라며 "이 전통을 이어가게 돼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뒤에는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트윗 등 SNS를 통해 소감을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민주당 크리스 쿤스(델라웨어) 상원 의원은 "윤 대통령의 연설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한미 동맹은 동아시아 안보의 기초"라고 평가했다.

쿤스 의원은 "한미 동맹은 70년간 더 긴밀하고 강력해졌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확장억제 선언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하원 외교위 인도·태평양 소위원회 간사인 민주당 아미 베라(캘리포니아) 의원은 한국 대통령의 의회에 대한 메시지는 매우 분명했다며 한미 동맹은 역대 가장 강력하며, 우리는 자유롭고 열려 있으며 평화로운 인도 태평양을 향한 파트너십을 심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실라 잭슨 리(텍사스) 하원의원도 트위터에 윤 대통령을 환영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한국의 자유와 민주, 인권 수호를 축하하며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기린다고 썼다.

민주당 에이미 클러버샤(미니애폴리스) 상원의원, 존 서반스(메릴랜드) 하원의원 등은 이번 합동연설에 초청한 지역구의 한국계 인사들을 소개하는 트윗을 잇달아 올리기도 했다. 서반스 의원은 한미동맹을 기념하고 양국 협력 강화를 고대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또 공화당 돈 베이컨(네브래스카) 하원 의원은 "윤 대통령이 의회 연설에서 한국이 오늘날 누리는 자유와 번영을 가져다준 한국전 참전용사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날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윤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연대 강조하며 '자유의 동맹, 행동하는 동맹'으로 명명된 43분간의 연설에서 '자유'는 46번 등장했다.

윤 대통령이 "이제 인류의 자유를 위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해야 할 일을 반드시 할 것"이라고 선언하자, 좌중에서는 큰 박수가 쏟아졌다. 한미 동맹이 지난 70년간 함께해온 '자유의 여정'을 돌아본 다음, 이제 세계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글로벌 동맹'으로 발돋움할 때라는 데 방점을 찍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자유민주주의가 세계적으로 '허위 선동', '거짓 정보'로 위협받고 있다며 이에 맞서는 '자유 연대'를 강조했다.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12년 만인 이번 국빈 방미의 테마인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을 실천하겠다는 다짐이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연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무력 공격을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로 규정하며 강력하게 규탄했다.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는 통상 서방에서 중국, 러시아의 팽창주의적 지역 전략을 견제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다만 전날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러시아의 행위를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던 것과 달리, 러시아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이날 의회 연설에서는 "자유세계와 연대해 우크라이나 국민의 자유를 수호하겠다"며 우크라이나 재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북한의 무력도발을 지목했다. 한국이 "미국과 함께 자유를 위한 동행"을 하는 동안, 북한이 "자유와 번영을 버리고 평화를 외면해 왔다"며 남북한을 대조했다.

북한 무력도발에 맞서 한미가 단호하고 단합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한미일 3자 안보협력 가속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한미가 경제적으로도 상호 호혜적인 협력 관계라는 점을 특히 부각했다. 먼저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한국의 초고속 성장이 미국과의 협력에 힘입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1960년대 초반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추진한 산업화가 케네디 행정부가 권고한 로스토우 교수의 경제성장 모델을 받아들인 것이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텍사스주 오스틴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2024년 하반기부터 가동될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현대차 공장, 미시간주 베이시티 SK실트론 CSS 등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을 차례로 언급했다. 이들 기업이 미국에서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미국 회사를 인수해 성장시켰다고 강조하며 "(한미 간) 모범 협력 사례"로 규정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러한 호혜적 한미 경제협력이 곳곳에서 이어질 수 있도록 의원 여러분들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 지원법 등 최근 미 행정부와 의회의 '자국 경제 우선주의' 흐름 속에서 한국 기업이 받는 불이익이 현실화하는 상황을 고려하며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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