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사자 넋 기린뒤···베트남전·대간첩작전 묘역 첫 참배

[중앙뉴스= 박광원 기자]윤석열 대통령은 6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국가를 위한 모든 전사자를 '영웅'으로 부르며 최대한의 예우를 약속하고, 6·25 참전 용사의 넋을 기리는 데 그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공식 추념식을 마친 뒤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그동안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았던 베트남전 참전 용사와 대간첩 작전 전사자 묘역까지 참배했다.  현직 대통령이 이들이 묻힌 제3 묘역을 참배한 것은 지난 1981년 6월 조성된 후 42년 만에 처음이라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참배 유족에게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은 전사한 분들의 피 묻은 전투복 위에서 시작됐다고 위로했다. 이에 유족들은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온다"며 방문에 감사를 표했다고 한다. 베트남전 묘역에는 박민식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의 부친인 고(故) 박순유 육군 중령의 묘소도 있다. 윤 대통령은 박 장관 유족들과도 잠깐 인사를 나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베트남전 참전 용사들은 국가를 위해 희생했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유공자들에 비해 우리 사회에서 소외됐던 측면이 있었다며 대간첩 작전 전사자들도 1980년대에 굉장히 많았지만, 최근 우리 국민들로부터 조금 잊힌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유골이나 시신을 찾을 수 없는 전사자들의 위패 10만위가 안치된 위패봉안관을 찾기도 했다. 또 베트남전 전사자 묘역을 방문, 참배객들과 대화를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국가의 품격은 국가가 누구를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달려있다며 보훈에 각별한 의지를 나타냈다.

전날 국가보훈처를 국가보훈부로 격상한 것과도 맥이 닿아 있다. 이날 '121879 태극기 배지'를 단 윤 대통령은 6·25 전쟁 전사자 및 군인·경찰·해경·소방 등 '제복 입은 영웅들'의 유가족과 함께 걸어서 추념식장에 입장했다.

지금까지 유해를 찾지 못한 12만여명의 6·25 전사자를 끝까지 잊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은 배지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동반 유족으로는 6·25 전쟁 전사자이자 '호국 형제'인 고(故) 김봉학·성학 일병의 유가족인 김성환씨 등이 8명이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은 추념식에 앞서 김봉학 일병 유해 안장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김 일병 유해는 2011년 발굴돼 유가족 DNA 검사를 통해 올해 2월 신원이 최종 확인됐다.

윤 대통령은 고(故) 김봉학·성학 일병의 어머니가 1990년대 초에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들 두 분이 전사했으니 40년생을 어떻게 사셨겠냐"며 위로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현시대 '제복 입은 영웅들'에 대한 예우도 거듭 강조했다. 지난 3월 전북 김제의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성공일 소방교를 언급하면서 나라의 안위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 '제복 입은 영웅들'을 끝까지 기억하고 예우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고 말했다. 또 천안함 생존 장병인 박현민 예비역 하사 등 5명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직접 수여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 앞서 '호국의 형제' 고(故) 김봉학·성학 육군 일병 유해 안장식에 참석, 헌화 뒤 분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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