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 이광재 기자] 전세계적으로 탄소 배출량 공시 의무가 확대되고 기업의 ESG 경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면서 탄소중립 관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6년 169억달러(약 22조원)에 불과하던 기후테크 산업 규모는 매년 빠르게 성장해 2032년에는 1480억달러(약 20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발맞춰 탄소 배출 관리, 음식물 쓰레기 저감, 폐기물 처리 및 재활용, 온실가스 분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공=오후두시랩)
(제공=오후두시랩)

지구테크 기업 오후두시랩은 기업부터 소상공인, 개인까지 누구나 손쉽게 탄소배출을 관리할 수 있는 AI 기반 탄소중립 SaaS 플랫폼 ‘그린플로’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그린플로는 탄소배출량 측정부터 보고 제감 방안 제시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간단한 질의응답 방식의 설문 문항에 연료, 전기, 난방 등 이용 현황을 입력하면 탄소배출량을 자동으로 계산해 준다.

다양한 데이터 입력 양식을 지원해 에너지 사용량 또는 비용 데이터 등 이용자들이 다루기 편한 방식으로 선택해 입력하면 된다. 향후에는 공급망 데이터 해석 및 자동 대응 기능까지 순차적으로 공개해 나갈 계획이다.

그린플로에 적용된 오후두시랩의 독보적인 기술력도 눈길을 끈다. 특허 출원한 ‘비용 기반 탄소배출량 측정 기술’은 화석연료로 인한 직접배출(scope1)과 전기와 같은 에너지를 통한 간접배출(scope2) 전반을 아우르며 쉽고 다양한 데이터 입력 포맷과 빠른 계산, 데이터 검증을 지원한다.

또 기업 활동 전반에 걸친 기타 탄소발생량(scope3) 역시 오후두시랩이 자체 개발한 비용 세분화 알고리즘과 표준화 기법 등을 통해 기업의 세무 및 회계 데이터만으로도 손쉽게 계산이 가능하다.

오후두시랩은 최근 제조, 패션, 환경, 데이터 다양한 분야의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 탄소중립 생태계를 본격 확장하고 있다. 각 기업의 탄소 발생 데이터를 분석하고 산업군별로 최적화된 탄소중립 방안을 제시한다. 오후두시랩은 이번 MOU를 시작으로 철강, 금융, 정부 산하기관까지 다양한 분야로 제휴망을 넓혀 국내 탄소중립 대응체계 마련 및 네트워크 강화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플라스틱 순환체계를 조성하며 탄소 저감에 앞장서는 스타트업이 있다. 수퍼빈은 AI 기술을 활용해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을 실제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수퍼빈이 개발한 순환자원 회수로봇 네프론은 생활폐기물을 자동으로 선별 처리하는 AI 알고리즘을 적용한 로봇이다. 이용자가 캔·페트병을 투입구에 넣으면 네프론이 이미지와 무게로 폐기물을 자동으로 분류해 수거하고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한다.

수퍼빈은 올해 4월 기준 전국에 네프론 820대를 보급해 폐기물을 회수하고 있다. 회수한 폐플라스틱은 폐플라스틱 소재화 공장 ‘아이엠팩토리’에서 분쇄 세척 등의 과정을 거쳐 의료, 부직포 같은 새로운 자원으로 재탄생된다. 수퍼빈은 이를 통해 쓰레기 폐기물이 도시 안에서 해결되는 구조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목표다.

리코의 ‘업박스’는 기업형 폐기물수집·운반 토탈 서비스로 폐기물 전 과정을 디지털 데이터로 기록해 관리해준다. 기업 고객은 수거한 폐기물 양을 눈금이 있는 전용 용기로 정확히 측정한 후 ‘업박스 클라우드’를 통해 실시간으로 배출량을 확인할 수 있다. 폐기물 발생량은 물론 탄소저감량, 비용 등 관련 데이터를 확인하고 정확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존보다 저렴하게 폐기물 처리를 할 수 있게 된다.

리코는 음식물 폐기물을 비롯해 플라스틱, 종이 등 일반 폐기물로까지 처리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리코는 현재까지 총 23종에 대한 폐기물 수거 및 운반 허가를 받은 상태다.

업박스 이용 고객사도 3000여곳까지 확대됐다. 최근에는 대형쇼핑몰, 호텔, 기업형 급식시설, 식품공장 등 기존 사업장을 넘어 물류창고 등 다양한 현장으로 서비스 대상을 넓혀가고 있다.

리카본(ReCarbon)은 플리즈마를 이용해 온실가스를 분해하는 기술을 보유한 탈탄소 솔루션 기업이다. 리카본이 개발한 플라즈마 탄소전환장치(PCCU·Plasma Carbon Conversion Unit)는 대표적 온실가스인 메탄과 이산화탄소를 분해해서 상업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합성가스를 생산한다. 탄소를 직접 제거하는 동시에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어 주목된다.

리카본은 미국과 한국에 3개의 파일럿 플랜트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 호주, 동아시아를 주력 시장으로 삼고 사용화를 개시한다는 전략이다. 화학, 철강, 정유, 화력발전소 등이 주요 고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합성가스뿐만 아니라 그린수소, 에탄올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누비랩은 AI 푸드 스캐닝 기술을 통해 식단 분석 및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이다. 식사 전후 식판을 스캔해 섭취량, 잔반량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이용자의 메뉴별 선호도와 만족도를 분석해 소비량을 예측한다.

음식 섭취량을 파악해 개인에게는 식습관 개선에 도움을 주고 관리자에게는 이용자가 선호하는 음식과 남기는 부류의 음식을 파악해 효율적인 식단을 짤 수 있게 된다. 음식물 쓰레기가 줄어드는 만큼 탄소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누비랩은 국내 기업, 관공서, 학교, 유치원 등 100여곳의 급식소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푸드 서비스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조리 시설과 병원 등 해외 환경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시범 사업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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