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심려 끼쳐 진심으로 사과···모든 비난 오롯이 내 탓
민심 악영향 지도부 우려 작용한 듯···당 조사절차 중단

[중앙뉴스= 박광원 기자 ]최근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사생활 논란에 휩싸인 초선 황보승희(부산 중·영도) 의원이 19일 국민의힘 탈당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황보승희 의원=자료사진)
(황보승희 의원=자료사진)

황보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최근 제 가정사와 경찰 수사 건으로 크나큰 심려를 끼쳐드려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보 의원은 모든 것을 겸허히 내려놓고 저에 대한 모든 비난을 오롯이 내 탓으로 돌리며 더 낮은 자세로 깊이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께 끼친 심려를 생각하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아야 마땅하지만, 저를 믿고 뽑아주신 지역주민들께 마지막 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넓은 혜량으로 보듬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황보 의원은 2020년 총선 당선으로 국회에 입성해 정치자금 부정 수수(정치자금법 위반)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자신은 이혼했으면서도 배우자가 있는 남성과 '사실혼' 관계를 이어오는 데 대한 논란, 동거남의 관용차·보좌진·사무실 경비 사적 이용 의혹까지 불거졌다.

황보 의원은 불법 정치자금 의혹이 전 남편 A씨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해명하면서 동거남 관련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지만, A씨가 전날 얼굴과 이름을 공개한 언론 인터뷰까지 하면서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황보 의원이 탈당하면서 이번 의혹에 대한 당 차원의 조사와 징계는 이뤄지지 않게 됐다. 애초 당무감사위원회는 이번 주 황보 의원을 불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소명을 들을 예정이었으나, 그가 탈당하면서 당적을 보유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자신의 거취를 놓고 고민하던 황보 의원이 탈당과 불출마를 선언한 배경에는 이번 사안의 정치적 부담을 우려하는 당 지도부 등의 기류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본인은 굉장히 깊은 고뇌 끝에 선택하셨을 걸로 생각한다며, 그 결정에 대해 당의 입장에서는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황보 의원 탈당으로 국민의힘 의석은 112석으로 줄어든다. 앞서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하영제 의원이 탈당했고, 김선교 전 의원은 선거 당시 회계책임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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