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베트남과 북핵 공조 강화···방산협력 도출키로
2030년까지 40억불 유상원조···경제·산업 협력 강화 합의

[중앙뉴스= 박광원 기자 ]한국 대통령으로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북한 핵·미사일은 역내 가장 시급한 안보 위협으로서 베트남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및 양자 차원 모두에서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이 23일(현지시간) 하노이 주석궁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이 23일(현지시간) 하노이 주석궁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하노이 주석궁에서 보 반 트엉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연 뒤 공동 언론발표에서 "베트남은 우리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구상 이행에 있어 핵심 협력국"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과 트엉 주석은 이날 오전 9시15분(한국시간 11시15분)부터 95분간 주석궁에서 소인수 회담과 확대 회담을 차례로 열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이행을 위한 행동계획을 채택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외교·안보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지난 3월 양국 국방장관 회담 정례화에 합의한 데 이어 이번에 외교장관 회담도 연례화해 전략적 소통을 심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해양경찰청과 베트남 공안부 간 양해각서(MOU)를 바탕으로 베트남 해양치안 역량 강화를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며 "공고해진 양국 간 정치적 신뢰를 바탕으로 방산협력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향후 7년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 한도를 기존 15억 달러에서 20억 달러(한화 2조6천70억원)로 확대 갱신할 예정"이라며 "20억 달러 규모의 경협증진자금 협력약정도 첫 체결, 2030년까지 총 40억 달러의 유상원조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2024∼27년 총 2억 달러 규모의 무상원조를 환경, 기후변화 대응, 보건, 교육, 디지털 전환 등에 지원하겠다"며 특히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무상원조로 향후 10년간 3천만 달러 규모의 과학기술 공동 연구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은 2030년까지 교역액 1천500억 달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제협력을 더 가속하기로 했다"며 '원산지 증명서 전자교환 시스템'(EODES) 개통을 통해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의 원활한 이행을 꾀하겠다고 밝혔다. EODES는 원산지 증명서 정보를 관세당국 간 실시간 교환하는 전자 시스템으로, 통관 과정에서 효율성이 한층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또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과 관련, "베트남에 풍부한 희토류 개발과 관련해 협력 잠재력이 크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를 설립해 협력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국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수소 생산, 스마트시티,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서도 협력을 모색하기로 했다. 또한 양국 미래세대 교류 증진을 위해 베트남 내 한국어 교육 지원과 장학생 초청 등 교류사업도 확대하기로 했다.

트엉 주석도 언론 발표에서 "양자 관계와 공동 관심사인 역내 관계를 깊이 논의해 수많은 중요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양국은 정말로 서로에게 유수한 파트너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양국 고위급 간 방문과 협력을 정기적으로 유지하고 의견을 적시 교환함으로써 정치적 신뢰를 끊임없이 강화하고 양국 지도자 관계를 심화시키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방산 협력에서 기술 이전과 구체적인 사업을 만들어 내고, 초국가 범죄 및 테러 방지, 비전통적 안보의 대응 협력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공감대를 달성했다고 부연했다.

트엉 주석은 베트남은 한반도 정세를 관심 있게 예의주시한다며 한반도 비핵화에 기여할 준비가 됐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역내 평화 및 경제 협력 차원에서 한·아세안 정상회의, 한·메콩 정상회의 등을 통해 긴밀히 협조하기로 했다며 1982년 채택된 유엔해양법협약을 비롯한 국제법을 언급했다.

베트남 트엉 주석은 '2030년 한·베트남 교역액 1천500억 달러' 목표를 재확인하는 한편,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화력 발전소, LNG발전소, 국가중점사업, 하이테크 전자제품, 반도체, 빅데이터, 생명공학, 스마트시티 등 신규 투자 및 투자 확대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국과 베트남은 교통·도시 인프라 프로젝트 이행을 위한 20억 달러의 경제협력 양해각서(MOU) 체결하고, 고용허가제 연장, 신규 항공 노선 개척을 통한 지방협력 강화 등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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