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건의료 서비스 수출 활성화 방안’ 발표…의료 서비스 해외진출 2027년 70만건 확대

[중앙뉴스= 이광재 기자] 정부의 K-의료 해외 수출 지원 소식에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일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 서비스 분야 수출 활성화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2027년까지 국내 의료 서비스의 해외진출을 현재의 2배 규모인 70만건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주요 내용은 디지털 헬스케어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ICT 기반 의료 시스템 개발 및 지원, 유망 디지털 헬스 기업의 실증 비용 지원, 우수 기업 인증제도 도입 및 수출 실적을 보유한 기업에 가산점 부여 등이다.

정부의 이 같은 발표에 해외 진출에 성공한 국내 디지털 헬스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비대면 진료부터 의료 AI 등 보건 의료는 독보적 기술력은 물론 민감한 개인 건강 데이터를 다루는 만큼 엄격한 해외 기준을 뚫고 시장에 진입한 헬스케어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제공= 라이프시맨틱스)
(제공= 라이프시맨틱스)

디지털 헬스 전문 기업 라이프시맨틱스는 지난 3월 태국 방콕의 상급 종합병원 라마9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콜(Dr.Call)’의 동남아 시장 진출에 나섰다. 닥터콜은 국내 서비스를 기반으로 재외국민과 내국인 서비스를 운영해 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보건의료 수출 지원 방안에 힘입어 해외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MOU를 통해 양사는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와 진료 보조용 AI 개발을 통해 안정적인 비대면 진료 서비스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라이프시맨틱스는 태국 내 이용률이 높은 모바일 메신저 앱의 API 연동을 통한 환자 맞춤형 원격의료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라마9병원과의 네트워크 구축 및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나아가 태국 내 스마트폰 이용자 절반 이상이 사용하는 메신저 앱 ‘라인(LINE)’과 연동해 태국 현지 환자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태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가운데 의료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니즈가 급증하며 헬스케어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라이프시맨틱스는 라마9병원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라오스 등 동남아 인접 국가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며 해외 서비스를 통한 비대면 진료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의료 AI 기업 뷰노는 중남미 최대 의료기기 시장인 브라질의 위생감시국(ANVISA)의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했다. 이번에 인증받은 기기는 인공지능 기반 흉부 CT 영상 판독 보조 솔루션 ‘뷰노메드 흉부 CT AI’와 인공지능 기반 뇌 정량화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브레인’으로 남미와 북미 지역 주요 국가의 의료 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 사전 마케팅을 본격화한다.

‘뷰노메드 흉부 CT AI’는 폐 CT 영상에서 폐 결절을 검출하고 이에 대한 정량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기술의 차별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22호 혁신 의료기기로 지정됐으며 일본에서는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해 현지 대학병원과 의료기관에서 활발하게 사용중이다.

뷰노메드 딥브레인은 딥러닝을 기반으로 뇌 MRI 영상을 분석해 뇌 영역을 100여개 이상으로 분할하고 각 영역의 위축 정도를 정량화한 정보를 1분 내 제공한다. 이를 통해 경도인지장애와 알츠하이머성 치매, 혈관성 치매 등 주요 퇴행성 뇌 질환의 진단을 돕는다.

의료 AI 솔루션 기업 제이엘케이도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제이엘케이는 지난 9일~1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023 한-베트남 의료 AI+디지털 전환 협력 포럼 및 파트너십’에 참가해 자사의 뇌졸중 통합 솔루션을 공개하고 베트남 현지 병원 등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했다.

포럼에서 제이엘케이는 ‘AI와 뇌졸중 치료’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고 실제 의료 AI 솔루션이 국내 의료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며 베트남 병원에 도입 시 얻게 되는 기대효과 등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참여 병원과 의료 서비스 기업들을 대상으로 협업을 위한 수출 상담회도 진행하며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제이엘케이가 개발한 ‘인공지능 뇌졸중 진단 보조 솔루션(JBS-01K)’은 뇌졸중 전주기 분석이 지원되는 총 11개 솔루션을 제공한다. 2018년 8월 인공지능 의료기기 최초로 국내 식약처 3등급 허가를 받았으며 2022년 국내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로 지정, 태국 식약처 인허가도 획득했다. 또한 올해 뇌졸중 분야 최초로 AI 의료기기 보험수가 적용 대상 소프트웨어로 선정되는 등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 기반 의료기기 플랫폼 기업 메디팜소프트는 강북삼성병원과 협력해 외교부가 주관하는 재외공관 임직원 및 동반가족 의료서비스 제공 사업에 휴대용 심전도기기 ‘카디아이’ 제공 계약을 체결하고 전세계 189개소에 파견된 재외공관원 및 동반가족의 심장 질환 예방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

또 작년에는 필리핀 칼그룹(Karl Group) 과 3년간 15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동남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필리핀 칼그룹은 필리핀의 의료기기 전문 유통 그룹으로 국립병원, 종합병원, 정부 건강검진센터, 개인 병·의원, 약국 등에 카디아이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카디아이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간편하게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는 휴대용 심전도(ECG) 기기와 AI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것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유헬스케어 의료기기 품목허가 3등급과 CE(유럽연합) 인증을 획득했으며 다수의 1,2,3차 의료기관에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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