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 신현지 기자] 한국영화감독조합(DGK)이 주최·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가 후원하는 '벡델데이 2023'이 9월 1일부터 3일까지 마포구에 위치한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사진=DGK)
(사진=DGK)

본 행사에 앞서 '벡델데이 2023'이 ‘벡델데이의 시선으로는 의미의 슬로건 ‘턴 온 더 퓨처(Turn on the Future)’를 시각화한 올해의 포스터를 공개했다.  

18일 공개된 올해의 벡델데이 포스터는 메인 포스터와 서브 포스터 2종으로 구성됐다. 먼저 메인 포스터에서는 극장과 관객을 비추는 여러 개의 눈을 가진 보라색 벡델 캐릭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각자의 창 안에서 영화를 관람하고 있는 여러 명의 벡델 캐릭터 사이로 영사기에서 비추는 듯한 빛줄기가 쏟아진다.

벡델 캐릭터의 눈빛에서 시작해 상단으로 뻗어 나가는 이 빛은 벡델데이가 다양성과 창의성을 결합한 한국 영화영상 콘텐츠의 미래를 열어간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또한 부드러운 파스텔톤이 조화로운 서브 포스터에서는 기울어진 땅 위에 제각기 희미한 빛을 내며 서 있는 작은 캐릭터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으며, 그 무엇에도 가로막히지 않은 채 빛을 뿜어내는 벡델 캐릭터를 통해 벡델데이의 정신을 표현했다.

현실을 상징하는 투명한 유리벽에 부딛혀 비교적 작은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작은 벡델 캐릭터들이 보다 당당하고 힘있게 서서 또렷하게 자신의 목소 리를 내며 마침내 우리를 둘러싼 투명한 벽들이 사라질 수 있기길 바라는 벡델데이의 취지를 담으려 한 것이다.

한국영화계의 성평등 현황을 돌아보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2020년 시작된 벡델데이는 △영화 속에 이름을 가진 여성 캐릭터가 최소 두 사람 나올 것 △1번의 여성 캐릭터들이 서로 대화를 나눌 것 △이들의 대화 소재나 주제가 남성 캐릭터에 관한 것만이 아닐 것이라는 기존 벡델테스트에 △감독, 제작자, 시나리오 작가, 촬영감독 중 1명 이상이 여성 영화인일 것 △여성 단독 주인공 영화이거나 남성 주인공과 여성 주인공의 역할과 비중이 동등할 것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적 시선을 담지 않을 것 △여성 캐릭터가 스테레오 타입으로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네 가지 항목을 추가해 기준을 새로이 정립한 바 있다.

벡델데이2023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개봉 및 공개된 한국영화와 시리즈물을 대상으로 성평등을 훌륭하게 재현해낸 작품을 엄선하는 ‘벡델초이스10’과 이들 작품을 통해 성평등에 기여한 제작자, 배우, 감독(연출), 작가를 뽑는 ‘벡델리안’을 선정,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영화 ‘오마주’ 의 신수원 감독과 ‘헤어질 결심’의 정서경 작가를 비롯해 시리즈 ‘구경이’ 의 이영애 배우, ‘옷소매 붉은 끝동’의 정지인 감독 등이 벡델리안으로 선정된 바 있다.

한편 벡델데이2023은 오는 9월 1일부터 3일까지 인디스페이스에서 벡델초이스10과 벡델리안 시상식을 비롯해 영화 부문 벡델초이스 선정작 일부를 상영한다. 또 벡델리안을 초청하는 스페셜 토크 등 부대행사를 마련할 예정이다. 행사와 관련된 자세한 소식은 벡델데이 SNS 공식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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