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추모공원 '기억의 터' 등 5점···관계자 의견 청취 등 절차 밟아

[중앙뉴스= 박광원 기자 ]서울시는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임옥상(73) 작가가 시립 시설 내에 설치한 작품을 철거한다고 28일 밝혔다.

2016년 열린 남산 '기억의 터' 제막식 모습.(자료사진=연합뉴스)
2016년 열린 남산 '기억의 터' 제막식 모습.(자료사진=연합뉴스)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작가의 작품을 유지·보존하는 것이 공공미술의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철거키로 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3년 7월 현재 시립시설에 설치된 임 작가의 작품은 총 5점이다. 중구 남산에 일본군 위안부를 추모하는 '기억의 터'가 조성됐다. 시청 서소문청사 앞 정원에 설치된 '서울을 그리다', 마포구 하늘공원의 '하늘을 담는 그릇', 성동구 서울숲의 '무장애놀이터', 종로구 광화문역 내 '광화문의 역사' 등도 있다.

현장에 5개 모두 조형물인 설치 미술작품으로 철거 설계 등 사전절차를 거쳐 다음 달부터 순차적으로 철거할 계획이다.

다만 서울시는 5점 가운데 위안부, 여성과 관련된 '기억의 터'의 경우 철거를 원칙으로 하되 조성 당시 조성위원회, 모금 참여자 등 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는 절차를 밟기로 했다. 기억의 터는 설치 당시 '건립 추진위원회'를 통해 진행됐고, 시민 모금 절차도 이뤄졌다.

임 작가는 50여년간 회화·조각 등 다양한 사회비판적 작품을 선보이며 '1세대 민중미술작가'로 불리는 등 민중미술계의 거목으로 통했다. 2017년에는 광화문광장 촛불집회 모습을 담은 그림 '광장에, 서'가 청와대 본관에 걸리기도 했다.

임 작가는 2013년 8월 자신의 연구소 직원으로 일하던 한 여성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은 끝에 지난달 9일 불구속 기소됐으며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한편, 검찰은 임 작가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선고는 8월17일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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