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 신현지 기자] 일제강점기 광복군의 한국·영국 연합작전을 도운 미국인 선교사와 기생 신분으로 통영에서 만세 시위를 주도한 여성 독립운동가 등이 정부 포상을 받는다.

1910년 통영예기조합 조합원들의 단체 사진 (사진=국가보훈부)
1910년 통영예기조합 조합원들의 단체 사진 (사진=국가보훈부)

국가보훈부는 제78주년 광복절을 맞아 한국광복군의 한・영 연합작전을 도운 미국인 프랭크 얼 크랜스턴 윌리엄스 선생과 만세시위에 앞장선 통영 기생 함복련 선생 등 100명을 독립유공자로 포상한다”고 14일 밝혔다.

건국포장을 받는 윌리엄스 선생은 1908년 미국 선교사로 입국해 충남 공주군에서 영명학교를 설립한 후 30여 년간 교장으로 재직하며 학생들에게 민족의식을 고취하고, 1943년 인도 전선에서 한국광복군 인면(印緬)전구공작대 대원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한국 독립의 불씨를 살리고자 애썼다.

또한 선생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인도에 파견된 광복군의 한・영 연합작전을 돕고, 광복 직후 미군정청 농업정책 고문으로 발탁되어 활동하는 등 한국과 깊은 인연이 있다.

대통령표창을 받는 함복련 선생은 1919년 4월 경남 통영군에서 사회적으로 천대받던 기생 신분에도 만세시위에 앞장서 거족적 독립운동인 3.1운동의 열기가 통영 전역에 확산되는 데 기여했다. 선생은 1919년 만세시위 참가 당시 18세에 불과했으나 경남 통영군의 중심부인 부도정 장터에서 만세 시위에 앞장서다 일본 군경에 체포되어 검사국으로 넘겨졌고 기소유예 처분을 받기까지 옥고를 치렀다.

또 1920년 3월 일본 신사를 훼손한 남상홍 선생(대통령표창), 부산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 재학 중 광주학생운동을 지지하는 동맹휴교를 주도한 박재선 선생(대통령표창), 경남학도 전력증강 국방경기대회에서 민족 차별적 편파 판정을 일삼은 일본인 장교 노다이 겐지를 응징한 김영조 선생(애족장), 중국 상하이에서 친일파 수괴인 상해조선인민회 회장 이갑녕을 처단한 김현수 선생(애국장) 등 광복절을 계기로 모두 100명이 독립유공자로 예우를 받는다.

이번에 포상되는 독립유공자는 건국훈장 30명(애국장 8, 애족장 22), 건국포장 5명, 대통령표창 65명으로, 포상자 중 생존 애국지사는 없고, 여성은 13명이다.

건국훈장․포장과 대통령표창은 제78주년 광복절 중앙기념식장과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기념식장에서 후손에게 수여된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국권 상실이라는 엄혹한 상황 속에서도 오직 나라를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온몸을 바친 선열들의 고귀한 생애와 정신이 우리 후손들에게도 온전히 계승될 수 있도록 선양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도 한 분의 독립운동가라도 더 찾아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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