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중 8명, 스스로의 문해력 수준 높게 평가
저연령층, 표현‧의사소통 어려움 겪는 모습 적지 않아

[중앙뉴스= 이광재 기자]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문해력 및 질문력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평소 스스로의 의사소통 능력과 문해력 수준을 높게 평가하는 가운데 ‘좋은 질문’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정작 질문을 주고받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전체 응답자 10명 중 8명(79.8%)이 평소 문장을 읽고 뜻을 이해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고 평가할 정도로 스스로가 문해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응답자의 대다수(83.8%)가 책 말고도 나의 지식을 넓혀주는 다양한 정보 창구가 있다는 데에 공감하면서도 평소 종이 신문을 읽지 않거나(75.3%, 동의율) 책을 거의 읽지 않는(39.9%) 사람들이 적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제공=엠브레인)
(제공=엠브레인)

이에 대해 엠브레인은 “사회 전반적으로 읽기 습관이 잘 잡혀 있지 않다는 우려를 갖게 만들었다”며 “특히 10대 응답자를 중심으로 종이 신문이나 텍스트 매체로 글을 접하는 비율이 더욱 낮은 편이었으며 뉴스도 영상 위주로 소비(10대 29.5%, 20대 10.5%, 30대 5.0%, 40대 5.0%, 50대 8.5%, 60대 7.5%)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특징을 보이고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10대 응답자의 경우 문해력으로 인해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는 생각과는 달리 평소 뉴스 기사를 읽을 때 이해되지 않는 내용이 너무 많고(10대 26.0%, 20대 16.0%, 30대 10.5%, 40대 15.5%, 50대 17.0%, 60대 12.5%)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이 나온다(10대 24.0%, 20대 16.0%, 30대 10.5%, 40대 12.0%, 50대 13.0%, 60대 14.5%)는 응답이 소폭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라고 겅조했다.

더불어 “회의나 토론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일목요연하고 논리적으로 말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아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고 평했다.

주변 사람들의 말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엠브레인은 읽기 습관이 제대로 잡혀 있지 않다 보니 일상생활에서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며 평소 뉴스나 책 등을 통해 텍스트를 읽는 연습을 하지 않는다면 의사소통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된다고 했다.

사회 전반적으로 ‘좋은 질문’에 대한 중요성을 높게 평가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8명(76.8%)이 ‘좋은 질문’이 ‘좋은 답변’을 이끌어 내며 때때로 생각지도 못 한 질문에 좋은 인사이트를 얻는 경우가 많다(74.3%, 동의율)는 의견에 공감했다.

다만, 안타깝게도 실제로 일상에서 적극적으로 질문을 주고받는 경우는 많지 않은 모습이었다. 우선 한국 사회에서 질문을 많이 하는 사람을 유난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는 인식이 강했으며(68.3%, 동의율) 어려운 질문을 받는 것을 두려워하고(49.0%) 질문이 많은 사람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42.3%) 태도도 보였다.

에브레인은 “한국 사회의 주입식 교육 제도가 적극적 질문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으로 보인다. 응답자의 상당수(78.8%)가 주입식 교육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질문하는 능력을 키우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한 것”이라며 “앞으로 질문력을 키울 수 있는 공부 방법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수 있음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대화형 AI, 챗 GPT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핵심 정보’를 얻어내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 같다(81.3%, 동의율)는 인식이 매우 강한 만큼 질문 능력을 키우기 위한 교육 방법에 대한 관심은 필연적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평소 정보를 탐색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다양한 경로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 최대한 다양한 경로에서 정보를 탐색하는 편이었으며(83.6%, 동의율) 정보 탐색 과정에도 적지 않은 시간을 소모하고 있었다(57.3%).

다만 원하는 정보의 핵심을 찾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울 때가 적지 않다 보니(31.7%) 향후 원하는 정보의 핵심만 빠르게 알려주는 서비스가 있다면 비용을 지출할 의향(48.6%, 동의율)도 상당한 편이었다.

사회·정치적 이슈나 상세한 정보를 얻을 때 주로 사용하는 매체는 네이버, 구글 등의 포털 사이트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며(73.3%, 중복응답) 뉴스나 신문 기사(49.5%), 유튜브(44.8%)의 이용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저연령층은 다른 연령에 비해 유튜브(10대 62.0%, 20대 47.5%, 30대 40.5%, 40대 32.5%, 50대 43.0%, 60대 43.0%)나 SNS(10대 30.0%, 20대 16.0%, 30대 11.0% 40대 6.5%, 50대 8.0%, 60대 7.5%)의 사용이 많았으며 최근 등장한 대화형 AI의 이용률이 두드러지는 점(10대 10.5%, 20대 7.5%, 30대 5.0%, 40대 1.5%, 50대 4.0%, 60대 6.0%)도 특징적이었다.

상대적으로 손쉽게 정보를 습득하는 방법을 선호하고 새로움과 트렌드를 쫓는 성향이 강한 점이 반영된 결과인 것으로 분석됐다.

다행스럽게도 평소 인터넷에서 얻는 정보에 대해서는 대체로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에 때때로 오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었으며(87.3%, 동의율) 진실된 정보인지 의심부터 하는 경향(63.0%)도 상당했다.

아울러 요즘에는 SNS 등을 통해 가짜 정보가 진짜인 것처럼 확산되는 경우가 많고(89.2%, 동의율) 뉴스, 신문 기사 등에도 얼마든지 허위 정보가 있을 수 있다(88.9%)는 인식도 매우 강했다.

그만큼 무분별한 정보수용을 경계하는 태도가 뚜렷한 것으로 대부분 요즘과 같은 ‘정보 홍수’ 시대에는 정보를 적절하게 걸러내는 능력이 중요하다는데(91.4%, 동의율)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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