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유 대표 탄소중립 기업이 선택한 ‘EEIO’

[중앙뉴스= 이광재 기자] 탄소배출량 공시 의무가 확대되고 기업들이 자발적인 ESG 경영에 나서는 등 탄소중립을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퓨처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탄소회계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13조원을 넘어섰으며 2032년에는 131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기존에는 스코프3(공급망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 계산시 개별 공급망 전 과정의 환경 부하를 계산하는 LCA(전과정평가법, Life Cycle Analysis) 방법론이 주로 사용돼 왔으나 데이터 입력 오류 및 누락에 따라 결과값에 큰 차이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물리적인 시간 및 비용 부담이 크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글로벌 대표 탄소회계 기업들은 최근 기업의 세무·회계 데이터를 활용해 LCA 방식 대비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탄소배출량 파악이 가능한 EEIO(환경산업연관분석, Environmentally-Extended Input-Output Models) 방법론을 채택하는 추세다.

(제공=피알브릿지)
(제공=피알브릿지)

지구테크 스타트업 오후두시랩은 자사가 운영하는 ‘그린플로’에서 EEIO 방법론과 LCA 방법론을 모두 활용한 탄소배출량 계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방법론을 모두 지원해 기업의 탄소회계의 필요 목적에 따라 효과적인 탄소배출량 계산이 가능하다.

오후두시랩은 그린플로를 활용하면 기존에 사용되던 화석연료 및 에너지 사용량 등 번거롭고 복잡한 단위의 데이터 입력 과정을 생략하고 기업의 세무·회계 데이터만으로 탄소배출량을 간편하게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후두시랩은 이에 더해 ‘탄소배출량 계산 방법 및 그 시스템’ 특허를 출원하며 더욱 정확도 높은 탄소배출량 데이터를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린플로의 EEIO 기반 ‘간편’ 계산은 기존 EEIO보다 더욱 쉽고 빠른 계산을 지원하며 직관적인 탄소배출량 확인이 가능한 만큼 기업들은 자사 사업장을 비롯해 공급망 전 과정에서 탄소배출량 관리가 시급한 부분을 빠르게 파악해 전략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오후두시랩은 제조, 패션, 환경, 데이터 등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과 협업하며 각 기업의 탄소 발생 데이터를 분석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향후에는 세분화된 비용 데이터 입력 항목을 점차 늘려가면서 보다 정확한 탄소배출량 계산을 지원하고 공급망별 데이터를 입력해 측정하는 방식(LCA)도 더욱 고도화해 다각도의 스코프3 대응을 지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미국 탄소회계 유니콘 기업 워터셰드는 EEIO 방식을 활용해 기업이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을 측정, 관리하는 SaaS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에어비앤비, 트위터,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을 클라이언트로 두고 있는 워터셰드는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1월 7000만달러(약 854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누적 투자액 1억3000만달러(약 1860억원)을 달성하며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워터셰드는 탄소중립을 위해 필요한 기업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계획, 실행, 진행률을 추적하는 것은 물론 자동으로 업데이트되는 대시보드를 제공해 기업 구성원들이 탄소중립에 동참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워터셰드는 상위 계산(High-level)과 세부 계산 방식(Granular) 두 가지를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비용 기반 계산의 경우 정확한 계산을 위해 전문가들이 워터셰드의 EEIO 계수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이 특징이다.

탄소중립 시장을 선도하는 유럽에서도 EEIO 방법론이 각광받고 있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탄소회계 플랫폼 그린리(Greenly)도 스코프3 계산을 위해 EEIO 방법론을 활용, 지출 기반과 활동 기반의 탄소배출량 계산을 모두 비용(지출액) 기반으로 진행한다.

그린리는 50인 이하 소규모 기업이 사용하기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코프1~3 배출량 측정, 소비 기반 배출량 관리, 아마존 웹 서비스‧쇼피파이 등 분야별 범용 IT 서비스와의 연결, 섹터 벤치마크 데이터, 직원 교육 서비스 등을 연간 1000달러 내외로 제공해 비용 부담이 큰 중소기업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그린리를 처음 사용하는 기업은 가장 먼저 회계와 재무 데이터를 연동하는 것부터 시작하며 재무 및 회계 API 솔루션을 제공하는 코닷(Codat)을 활용해 다양한 금융 데이터 연동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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