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 신현지 기자] 노르웨이의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희곡으로 '고뇌하는 여자 햄릿'으로 불리는 연극 '헤다가블러'가 지난 19일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공연의 막을 올렸다.

연극'헤다가블러' (사진=데일리창)
연극'헤다가블러' (사진=데일리창)

방은희, 이원종, 임채원, 이태원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총출동으로 공연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공연인 만큼 첫날 객석은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연출을 맡은 조금희는 전형적인 ‘헤다’의 모습보다는 욕망과 연민에 초점을 맞추고, 배우 임채원이 맡은 엘브테스 부인 역시 기존 헤다에서 보지 못한 모습으로 만들어 내었으며, 첫 등장과는 다르게 점점 헤다의 숨통을 조여가는 브랙판사 (배우 이원종)의 카리스마는 객석의 숨소리까지 조이는 듯한 모습이었다.

방은희가 만들어 내는 ‘헤다’는 때로는 강렬한 카리스마로, 때로는 한없이 작아진 모습으로 관객을 두 시간 내내 집중할 수 있도록 몰아넣었다. 방은희, 임채원, 이원종 외에도 도영희, 강선숙, 오순태, 남승화가 만들어 내는 여러 앙상블 역시 헤다를 마지막 극한으로 점차 몰아가기에 충분했다.

연출 조금희는 “이번 공연에서는 헤다 뿐 아니라 그 주변인들이 만들어 내는 앙상블에 굉장히 신경을 썼다. 실제로 그녀가 그런 선택을 하기까지는 주변인들의 영향 역시 크다"라며" 율리아네 고모는 도영희 배우 이태원 배우가 더블 캐스팅인데, 이태원 배우와 만들어 내는 앙상블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라며 첫 공연의 소감을 밝혔다.

한편, 연극 헤다가블러는 19세기 작품으로 불평등한 사회와 싸우는 여성 인물이 전형적인 페미니스트로도 그려지기도 하고 때로는 모략에 능하고 나르시시즘에 빠진 악인으로 그려지기도 하는 등 다양한 연출과 배우들에게 인기가 높은 작품이다. 

극중 ‘헤다’는 배우 ‘방은희’가 맡았다. 모든 남성들의 흠모의 대상이었던 헤다는 사랑이 없는 결혼으로 가정적인 성품의 학자인 테스만(오순태)과 결혼하지만 테스만의 교수임용이 늦어지면서 사교모임과 생활비 지출이 쉽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많은 실망을 하게 된다.

더군다나 테스만의 고모인 율리아네(이태원)을 비롯해이집의 하녀인 베르테 (강선숙)까지 헤다의 눈에 거슬리기만 하다. 그러던 중 엘브스테부인(임채원)이 헤다 집에 찾아 오면서헤다를 좋아했던 예일렛(남승화)과 엘브스테부인이 특별한 관계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묘한 질투심이 일어난다.

이 와중에 신사인척 하지만 그 속을 알 수 없는 브랙판사(이원종).결국 헤다는 걷잡을 수 없는 일에 휘말리게 되느데...

연극 '헤다가블러'는 오는 22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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