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FUS 자율도 8레벨 로봇 통해 제품조립 생산성 10%향상

[중앙뉴스= 이광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여러 대의 로봇이 협동해 스스로 제품을 조립할 수 있는 자율 제품조립 로봇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 이에 무인 자율 제품조립 공장을 구축해 생산성 향상과 중소·중견기업의 산업 디지털전환 대응 등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제품조립 분야에 최신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활용해 다관절 로봇(로봇 팔)이 제품조립에 요구되는 인지, 판단, 계획, 동작을 스스로 수행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크게 인지지능, 동작지능, 작업지능, 모션지능이다.

ETRI 연구진(한효녕 책임연구원)이 로봇 자율 제품조립 인공지능 기술을 시연하는 모습 (제공=ETRI)
ETRI 연구진(한효녕 책임연구원)이 로봇 자율 제품조립 인공지능 기술을 시연하는 모습 (제공=ETRI)

먼저 인지지능은 딥러닝 기술을 활용, 카메라를 이용해 작업대와 부품 상자에 무작위로 놓인 부품과 조립 중인 반제품의 위치와 방향을 로봇이 스스로 인식할 수 있는 지능이다. 아울러 동작지능은 부품과 반제품을 잘 잡고 세밀하게 조작할 수 있는 심층강화학습 지능이다. 또 끼우기, 넣기, 조이기 등 임의의 상황에 맞는 조립 작업의 순서와 파라미터를 스스로 계획하는 작업지능을 개발했다.

더불어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로봇 팔이 부품, 반제품, 주위 장비 및 설치물과 충돌 없이 움직이도록 가상 공간에서 고속으로 시뮬레이션해 최적의 궤적을 찾아내는 모션지능도 개발했다.

ETRI가 개발한 자율 제품조립 로봇 인공지능 기술은 4개 부품의 강제 끼우기(snap-fit), 구멍 넣기(peg-in-hole), 나사 조이기(screw-fit) 같은 3가지 방식으로 조립되는 자동차 서스펜션 제품 제작에 적용됐다. 성능은 로봇 두 대가 협동해 조립용 지그 설치 없이 90% 이상 성공하는 수준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조립 도중 오류가 발생하면 이상상황을 감지해 스스로 실패를 복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수준은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무인 시스템 자율도 8레벨 수준에 도달한 자율 제품조립 기술이다.

ETRI는 또 상용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학습 데이터 자동 생성 및 학습 모델 훈련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도구와 함께 소프트웨어 플랫폼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 학습된 지능과 기존 로봇 자동 제어 기술을 용도에 맞게 조합하고 유연하게 구성함으로써 기업들이 원하는 제품의 자율 조립 시스템을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ETRI의 설명이다.

ETRI는 로봇 자율 제품조립 지능 프레임워크 개발 및 서울대, 광주과학기술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요소기술을 바탕으로 10여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 및 등록과 함께 국제 학술지 등에 7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ETRI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 내 3D 프린터를 이용한 부품 제작, 제작된 부품의 자동 공급부터 완제품 조립까지 가능한 실환경 로봇 자율제조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기술의 완성도를 제고하는 등 상용화에 힘쓰고 있다.

향후 ETRI 연구진은 비교적 단순한 형태 및 적당한 크기의 기계제품 조립에 적용된 현재 성능 수준을 더욱 높여 작은 크기 복잡한 형태의 제품이나 전선 연결 등 미세한 조작이 요구하는 제품까지 자율 조립이 가능하도록 기술을 고도화하고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TRI 이일우 산업에너지융합연구본부장은 “이 기술은 기술 선도국과 기술격차를 줄이고 제조업 디지털 전환 경쟁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현장의 중소·중견 제조 기업과 협력해 기술의 완성도 제고와 현장 적용 및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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