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 속전속결 회의진행···노조법 및 방송3법' 재의의 건 상정

[중앙뉴스= 박광원 기자 ]국회는 8일 열린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그간 처리하지 못한 안건 147건을 속전속결 '벼락치기'로 처리했다.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노조법 및 방송 3법' 등에 대한 재의의 건이 상정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노조법 및 방송 3법' 등에 대한 재의의 건이 상정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회에서 약 4시간 20분간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법안 처리처리되고 여야 첨예하게 쟁점이 되었던 속칭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 재의 안건이 부결 처리된 뒤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정부 측에서 재의 안건은 요구한 설명과 의원들의 찬반 토론 탓에 심의와 처리에 시간이 꽤 걸렸지만, 이후 안건들에 대한 표결은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국회에서 통상 안건 표결은 소관 상임위 소속 의원이 연단에 올라 법안의 주요 내용을 설명한 뒤 이뤄지지만, 이날 법안 설명에 나선 의원들은 "의원 좌석 단말기의 회의 자료를 참조해 달라"며 서둘러 연단을 내려갔다.

이날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장기간 이어진 사법부 수장의 공백 사태가 74일 만에 풀리게 됐다.

국회는 또 김진표 국회의장과 김영주·정우택 국회부의장의 회의 진행도 어느 때보다 빨랐다. 여야 위원들에게 투표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속전속결로 투표 여부를 확인했고, 의원들은 재빨리 단말기를 통해 참여했다.

또 투표 시작 후 가결 선포까지 채 30초도 걸리지 않는 안건이 대다수였다. 이 과정에서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이례적으로 '한국석유공사법 개정안' 반대 토론에 나서서 장시간 발언을 했다. 자리를 비우는 의원들이 많아지자 의결 정족수를 걱정하는 김 부의장의 의원들에게 자리를 지켜달라는 당부가 나왔다.

김 부의장은 의원들게게 아직 처리해야 할 법안이 80여개 남았다면서 지역구 일정에 많이 바쁘겠지만, 표결이 안 되면 큰일 나니까 의원님들은 자리를 비우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국회는 또 145번째 안건인 '북·러 무기 거래 및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반하는 무기 기술협력 중단 촉구 결의안' 표결 때는 재석 의원이 145명에 불과했지만,김 의장은 30초가량 기다렸고, 재석 의원이 152명이 되자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한편 국회는 정기국회 마지막 날 구회의원들이 장시간 휴식 없이 회의가 이어진 탓에 이날 본회의장 옆 휴게실에는 김밥, 귤 등의 간식이 비치되는 이색 풍경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로써 국회는 21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여야의 극한 정쟁 속에 막을 내렸다.

여야는 당리당략에 빠져 본연의 임무를 방기하고 있다는 비난이 폭주하자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밀린 민생법안들을 밀어내기식으로 처리했다. 국회는 내년도 에산안을 올해도 법정 처리 시한인 12월 2일을 넘긴 것은 물론, 결국 정기국회 회기 안에도 끝내 처리되지 못했다.

여야는 총선을 앞두고 각 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연구개발(R&D) 예산, 지역화폐 예산 등 예산안 내용을 두고 대립각을 좁히지 못했고, 쟁점 법안과 탄핵소추안 등의 처리를 두고 출구 없는 대립과 충돌을 벌이며 시간을 허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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