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2024년 국민 소비지출 계획’ 조사…물가안정‧금리인하 등 필요

[중앙뉴스= 이광재 기자] 코로나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민간소비가 올해 큰 폭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에도 고금리‧고물가로 가계소비는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지난해 조사에 비해 소비지출을 확대할 것이라는 응답 비중이 증가(43.8%→47.7%, 3.9%p↑)해 소비부진의 강도는 다소 완화될 조짐이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2024년 국민 소비지출 계획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과반(52.3%)은 내년 소비지출을 올해 대비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공=한경협)
(제공=한경협)

또 지난해 조사(2022년 12월) 결과와 비교해보면 소비지출을 줄이겠다는 비중은 3.9%p 감소(2022년 56.2%→2023년 52.3%)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도 소비지출을 늘리겠다는 응답을 소득분위별로 살펴보면 소득1분위(하위 20%) 35.5%, 소득2분위 42.6%, 소득3분위 52.1%, 소득4분위 47.9%, 소득5분위(상위 20%) 60.9%로 나타나 소득3분위와 소득5분위에서는 과반이 소비를 확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지난해 조사 결과 대비 소비지출 증가 폭이 가장 큰 계층은 소득5분위(48.0%→60.9%, 12.9%p↑)로 조사됐다.

국민들은 내년에 소비지출을 축소하는 주요 이유로 고물가 지속(43.5%)을 가장 많이 꼽았고 실직·소득 감소 우려(13.1%), 세금 및 공과금 부담증가(10.1%), 자산 소득 및 기타소득 감소(9.0%) 등이 뒤를 이었다.

품목별로는 여행·외식·숙박(20.6%), 여가·문화생활(14.9%), 의류·신발(13.7%) 등의 소비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국민들은 내년에 소비지출을 증가시키는 주요 이유로 생활환경 및 가치관·의식 등 변화로 특정품목 수요 증가(22.1%, ex) 결혼으로 인한 가전제품 등 수요 발생, 경제적 독립에 따른 생필품 및 내구재 수요와 주거비 증가 등, 자녀 교육비 증가 등(가치관·의식 변화) 학력 증진·자기개발 욕구 강화로 교육비·문화생활비 수요 확대, 자기 과시 욕구 증가 등에 따른 명품 수요 증가 등)을 가장 많이 꼽았고 기존제품(내구재, 전자제품 등), 의류, 가정용품 노후화·유행 변화로 교체 필요(20.1%), 세금 및 공과금 부담증가(10.1%), 소득 증가(혹은 미래에 증가예상)(18.7%) 등이 뒤를 이었다. 품목별로는 음식료품(22.7%), 주거비(21.7%), 생필품(11.8%) 등의 순으로 소비를 늘리겠다고 답했다.

국민 10명 중 4~5명(45.7%)은 내년 소비여력이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응답했고 부족함(42.1%), 충분(12.2%) 순으로 응답했다. 부족한 소비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부업·아르바이트(42.2%) 예·적금 등 저축해지(22.2%), 주식 등 금융자산 매도(15.4%) 등을 꼽았다

내년 경기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비슷함 46.5%, 악화 42.2%, 개선 11.3% 순으로 조사됐다. 소비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로는 물가·환율 안정(43.6%), 금리 인하(16.1%), 세금 및 공과금 부담 완화(15.4%) 등을 지적했다.

추광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과도한 부채부담과 고금리․고물가로 가계의 소비펀더멘털이 취약한 상황이어서 내년에도 소비지출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금융부담 완화 노력과 함께 기업투자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 확대로 가계의 소비여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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