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 이광재 기자]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패밀리 오피스(family office)들이 끊임없이 진화하는 금융 환경에 적응하는 데 있어 놀라운 회복력과 적응력을 과시했다. 이는 래플스 패밀리 오피스(Raffles Family Office)와 캠든 웰스(Campden Wealth)가 실시한 포괄적 설문조사인 ‘2023 아시아-태평양 패밀리 오피스 보고서’의 분석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태지역 패밀리 오피스 58%의 운용자산(AUM) 규모가 증가했으며 이중 32%는 10%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AUM이 감소했다는 답은 18%였다.

(제공=래플스 패밀리 오피스)
(제공=래플스 패밀리 오피스)

또 아태지역 패밀리 오피스의 약 15%는 다음 세대가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패밀리오피스 중 56%만이 승계 준비가 잘 돼 있다고 답했으며 다음 세대가 충분한 준비가 됐다는 응답은 44%에 그쳤다.

이와 함께 미래 투자를 위한 최고 인기 자산 카테고리는 부동산으로 22%가 자산 노출을 늘렸으며 39%는 자산 할당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는 전세계 추세와는 상반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패밀리 오피스의 45%는 블록체인 기술이 상당한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했으며 패밀리 오피스의 32%가 인공지능(AI)에 대한 참여를 적극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아태지역 패밀리 오피스의 58%가 AUM이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이 지역의 패밀리 오피스들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의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 혁신적인 자산 배분 전략을 채택했다. 채권 포트폴리오의 듀레이션(duration)을 단축하고 차입금을 줄이며 주식에 대한 노출을 늘리는 등의 방안이 대표적이다.

치만 콴 래플스 패밀리 오피스 그룹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 설립자는 “아태지역 패밀리 오피스는 놀라운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특히 자산 배분과 기술 채택 분야에서 이들 패밀리 오피스의 탄력성과 적응력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아태지역의 패밀리 오피스 중 차세대 경영자가 지휘하고 있는 곳은 약 15%다. 이 수치는 향후 5년간 47%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는 상당한 규모의 세대 교체를 시사한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경영 승계 준비가 잘 돼 있다고 응답한 패밀리 오피스는 56%에 불과했다.

콴 CEO는 “이러한 변화는 아태지역 투자와 관리 전략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아태지역 패밀리 오피스에 새로운 전기가 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이 미래 투자의 선호 카테고리로 부상하고 있다. 아태지역 패밀리 오피스의 39%가 자산 할당을 늘릴 것이라 답했다. 또 32%는 사모채권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 밝혀 다각화된 투자 접근 방식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인공지능은 가장 주목받는 신기술로 나타났으며 패밀리 오피스의 32%가 적극적으로 인공지능 도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패밀리 오피스의 45%가 블록체인 기술이 상당한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데 동의한 점은 특기할 만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운영적 측면에서 여러 은행과 투자 운용사의 데이터를 통합해 조직의 재무 상태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비교적 새로운 자산 집계 플랫폼 도입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현재 패밀리 오피스의 30%만이 이러한 플랫폼을 활용하고자 하는 의향을 밝혔다. 하지만 그 수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담 라트너(Adam Ratne) 캠든 웰스 리서치 디렉터는 “패밀리 오피스는 각 사의 니즈에 맞춘 자산 통합 플랫폼의 잠재적 가치를 인식하고 있지만 이들 도구의 낯선 방식과 높은 비용 때문에 초기 도입이 더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전 세계 단일 패밀리 오피스와 개인(비상업용) 멀티 패밀리 오피스 33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응답을 통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아태지역 패밀리 오피스의 평균 총자산은 미화 9억달러, 자산 총합은 미화 680억달러였다. 이들의 패밀리 오피스는 평균적으로 미화 5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AUM 총합은 미화 410억달러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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