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락처 없거나 피해구제 절차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중앙뉴스= 신현지 기자] 외국 국적 항공사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으나 항공사의 소비자피해 대응은 국적 항공사에 비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1년 6개월 동안(2022~2023년 6월) 접수된 단일 항공사 대상 항공 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 854건을 분석한 결과 외국 국적 항공사 관련 건(532건)이 국적 항공사(322건)보다 1.7배 많았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은 외국 국적 항공사(46개)가 항공교통이용자 보호를 위한 소비자피해 처리 절차 등을 홈페이지에 안내하고 있는지, 실제 피해구제 절차를 이행하고 있는지 등을 조사했다.

(제공=한국소비자원)
(제공=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21개(46%)가 홈페이지 내 처리 절차를 쉽게 확인할 수 없었고 8개(17%)는 안내된 내용대로 상담을 접수하지 않거나 한국소비자원의 피해구제 처리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은 “항공사는 소비자피해 발생시 우선 항공사 자체 상담‧피해구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알기 쉽게 고지해야 한다”며 “관련 법령에서는 항공사 피해 처리 절차를 포함한 피해구제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도록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조사대상 46개 중 25개(54%)는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피해구제 계획’ 등의 바로가기 메뉴를 마련해 소비자피해 접수 및 처리 절차를 찾기 쉽게 고지하고 있었다.

한편 15개(33%, 가루다항공, 루프트한자항공, 미얀마항공, 스쿠트항공, 아나항공, 에어뉴질랜드, 에어인디아, 에어프랑스, 영국항공, 중국춘추항공, 체코항공, 카타르항공, 케이엘엠네덜란드항공, 터키항공, 하와이안 항공 등)는 법률정보, 서비스계획 등의 하위 메뉴에서 피해구제 계획 또는 그에 해당하는 정보를 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3단계(depth) 이상 하위 메뉴에 고지한 경우 소비자가 관련 정보를 찾기 어려웠고 고지 내용 중 필수 정보의 일부가 누락된 사례도 있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6개(13%, 델타항공, 라오항공, 뱀부항공, 시베리아항공, 에어아스타나, 에티오피아항공 등)는 홈페이지 메인화면이나 하위 메뉴 등에서도 피해구제 접수처 및 처리 절차 등에 관한 정보를 전혀 찾을 수 없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소비자가 항공사에 직접 피해를 접수하기 쉽지 않았다.

조사대상 46개 중 8개(17%)는 홈페이지에 안내된 방법으로 피해 접수가 불가능하거나 관련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소비자피해 대응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가루다항공, 중국춘추항공 등 2개 항공사는 고지한 전화번호, 전자우편 주소 등으로 연락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해도 절차 진행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와 함께 어인디아, 에티오피아항공 등 2개 항공사는 국내사무소 연락처를 표시하고 있으나 피해 접수된 사건을 본사로 이관하는 등 국내 소비자피해 해결을 위한 최소한의 절차도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본사로 직접 연락을 해도 적절한 답변이 없어 사실상 피해 구제가 어려웠다.

더불어 시베리아항공, 아에로멕시코, 체코항공, 팬퍼시픽항공 등 4개 항공사는 국내 취항 중단, 본사 파산 등으로 인해 국내사무소 운영이 중단됐고 현재 해외 본사와도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항공사에게 피해 접수 방법‧처리 절차 안내 등을 홈페이지 내 소비자가 찾기 쉬운 곳에 표시할 것, 피해구제 접수처 및 처리 절차를 고지한 대로 이행할 것을 권고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는 외국 국적 항공사 이용 과정에서 피해 발생시 항공사에서 적절히 처리하지 않거나 처리 결과에 이의가 있는 경우 사건을 한국소비자원으로 이송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며 “만약 해외 본사로 신청하도록 안내받는 경우 직접 진행이 어렵다면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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