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 이광재 기자] 올해 중고차 업계는 이전에 없던 많은 변화를 겪었다. 대기업 중고차 시장 진출, 고유가, 고금리에 따른 불경기로 중고차 거래 비수기가 장기화되기도 했다.

중고차 매매업에 종사하는 30만 소상공인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희망적인 소식은 ‘자동차매매공제조합’의 설립 등 매매업계 내부의 발전적인 움직임이 보인다는 점이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는 한 해를 정리하는 의미로 2023년 중고차 산업 5대 뉴스를 정리했다.

(제공=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제공=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현대차‧기아 등 대기업 사업 개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수년간의 논쟁을 뒤로하고 올해 하반기 현대차, 기아를 시작으로 대기업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직 매물이 다양하지 않고 판매가격도 신차에 가까운 다소 비싼 편이라는 평가다. 이는 향후 독과점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중고차는 물론 신차까지 동반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얼마전 중고차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KG모빌리티를 비롯해 롯데렌터카, SK렌터카 등과 같이 많은 차들을 관리 운영하는 대기업들의 직접 진출하는 점도 매매업계 입장에서는 우려되는 바다.

 

고금리‧고유가‧경기침체로 시세 하락

올해도 고금리, 고유가, 경기침체로 중고차 시세가 대부분 하락세였다.

중고차 거래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 추석 명절 전에도 회복이 어려울 정도였다. 베스트셀링 모델이었던 SUV는 물론 4천만원 이상 모델들과 차급을 불문하고 디젤차의 하락폭이 컸다.

경차, 소형 준중형차(아반떼), 소형 트럭(포터) 등의 모델은 건재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금액으로 중고차를 구입하기 좋은 시기였다.

참고로 지난해처럼 신차급 중고차의 프리미엄(웃돈)이 붙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

또 소비자 입장에서 차를 구입할 때 할부 금리의 영향을 받는 것만이 아니다. 자동차 매매 종사자(딜러)들이 상품용 중고차를 매입할 때 금융사로부터 빌리는 자금인 ‘재고금융’의 금리도 함께 올랐기 때문에 이자 부담이 큰 딜러들은 가격인하를 통해 매입한지 오래된 차들을 저렴하게 판매했다.

 

자동차매매공제조합 현실화

자동차매매업계에서는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자동차매매공제조합 설립이 현실로 다가왔다. 올해 초 국회에서 관련 법령이 통과되고 수개월의 준비 작업을 거쳐 지난 21일 창립총회를 통해 공식화했다.

자동차매매공제조합이 본격적으로 설립 운영되면 중고차 매입부터 진단, 판매, 보증, 관리, 시승 보험, 온라인 정보 제공의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소비자 권익 보호와 함께 중고차 거래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예를들어 중고차 판매차량에 대한 품질보증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가 느끼는 중고차에 대한 불안요소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침수차 이슈 “이상 무”

최근 몇 년간 전국적으로 폭우가 잦아 침수차 발생이 많았다. 사실 중고차 시장에 흘러올 거란 우려는 기우로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에서도 수차례 캠페인과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을 알려왔다.

차량이 침수돼 안전운행에 지장이 있는 차들은 폐차 혹은 말소해 유통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물론 경미한 침수 등의 차량은 정비·검사 등을 통해 안전을 확인 후 일부 유통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식 중고 자동차매매 사업자(정식 중고차 딜러)에게 거래한 경우 이와 같은 내용을 고객이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차량의 침수 여부를 반드시 고객에게 알려주도록 법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사전에 고지 없는 상품(중고차)의 침수 사실이 밝혀지면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100% 환불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친환경차 인기 시들…전기차 큰 폭 시세 하락

지난해의 경우 고금리, 고유가 등의 악재에도 중고차 시장에서 살아남은 모델들은 전기차, 하이브리드차와 같은 친환경차들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시세 방어가 어려웠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지난해 프리미엄까지 붙었던 모델들도 ‘이미 살 사람은 샀고 충전 인프라는 포화 상태’라는 전기차의 일부 단점이 부각되면서 거래가 급속히 얼어붙었다.

모든 중고차 매물이 그렇듯 신차급의 짧은 주행거리와 선호 옵션이 적용된 잘 관리된 경우 빠른 판매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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