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초빙교수. 4.19혁명광장 편집장
전북대 초빙교수. 4.19혁명광장 편집장

[중앙뉴스 칼럼= 전대열] 안녕하십니까. 새 해를 맞이하여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더욱 큰 헌신이 있으시기를 기원합니다. 저는 4.19혁명공로자의 한 사람으로 현재 ‘4.19혁명광장’ 신문편집장을 맡고 있습니다.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5.18부상자이며 6월 항쟁의 주역이었던 민추협의 사무총장도 역임한 바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4.19혁명은 이승만정권의 부정선거에 항의하여 전국의 학생과 시민이 동시에 궐기하여 경찰의 총탄에 186명이 숨을 거두고 6천여 명이 부상을 당했던 우리나라 역사상 초유의 혁명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저는 4.19당시 전북대학교 정치과 3학년에 재학 중이었는데 4월4일 700여 명의 학생을 이끌고 전국 최초의 대학생 데모를 강행하였습니다. 하지만 지방대학의 열악성 때문에 크게 보도되지 못하였으며 결국 4월18일 고려대 학생들의 시위가 대학생데모의 효시로 보도 되었습니다.

더구나 고대생 데모대는 귀교도중 청계천 4가에서 정치깡패들의 습격을 받아 100여 명이 부상을 당한 참사가 있었으며 이에 분노한 전국의 학생들이 이튿날 모두 궐기하여 ‘피의 화요일’로 점철되었습니다. 4월25일 교수데모를 끝으로 자유당 정권은 무너졌으며 이승만대통령은 하야성명을 발표하고 이화장 사저로 물러났다가 오밤중에 하와이로 망명했습니다.

4.19혁명을 주도했던 대학생과 고교생들은 64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어느덧 80세를 넘긴 초고령으로 접어들었습니다. 100만 학도가 참여했던 4.19혁명의 주도자들에 대해서 국가보훈부는 건국포장을 수여했으며 현재 생존자는 250명 정도에 불과합니다. 사망자도 비슷한 숫자입니다. 이미 헌법전문에 3.1만세운동과 함께 국가이념으로 기록된 4.19정신을 길이 빛내기 위해서 아직까지 건국포장을 수상하지 못한 동지들의 추가포상은 어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급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당시 데모에 앞장섰던 학생들이 훗날 훈장을 염두에 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보훈부에서 요구하는 공적내용에 당시 발행된 신문 잡지 교지 등에 이름이 게재되지 않았다고 해서 증거가 없다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4.19건국포장을 수상한다는 것은 어떤 물질적 요구도 아니며 오직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부정부패를 타도했다는 자부심에 대한 보상일 따름입니다. 이들의 간절한 염원이 가슴에 못이 박히지 않도록 대통령께서 풀어줘야 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러한 공개서한을 드리는 것은 나보다 앞서서 4.19혁명공로자가 되어야 할 유공자들의 애타는 심정을 눈곱만큼이라도 대변하기 위해서입니다. 끝으로 건의하고자 하는 바는 2.28대구, 3.8대전, 3.15마산의거는 이미 국가기념일로 규정되었습니다. 4.19역시 이들과 똑같이 국가기념일로 되어 있는데 이는 경중을 가리지 않은 잘못입니다. 4.19혁명일은 반드시 국경일로 기념해야 할 날임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이승만기념관을 건립하기로 하면서 4.19혁명기념관에 대한 아무런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지극히 모순된 처사로 보입니다. 부정선거로 추방된 대통령의 기념관은 세우면서 혁명을 일으킨 유공자의 기념관은 어째서 일언반구 언급이 없다는 것은 선후도착(先後倒錯)으로 보입니다. 

또 이승만 동상을 광화문에 건립한다는 말이 떠도는데 이는 4.19영령에 대한 모독이 될 것이라는 평범한 생각조차 해보지 않은 사람들의 망동이 아닐까요? 4.19의 피가 흐르는 광화문 광장은 혁명 기념탑이 우뚝 서야 할 자리임을 말씀 드리는 것으로 이 글을 마치려고 합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국가와 민족이 모두 흥왕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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