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운동권 청산'엔 '검사독재 청산' 맞불전략···'출생 기본소득' 저출생 정책

[중앙뉴스= 박광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다가오는 4.10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비판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정권 심판론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이날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이 대표의 신년 회견은 시작부터 끝까지 정부 비판에 집중하고, 이 대표가 30분간 읽어내린 회견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언급한 횟수는 12번에 달할 만큼 전방위로 날을 세웠다. '민생 정책'을 강조했던 지난해 회견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뤘고, 회견문 분량도 2배 가까이 늘었다. 민주당에서 신년 기자 회견은 당초 새해 초 계획됐으나 이 대표의 '흉기 피습' 사건으로 이날 진행됐다.

이 대표는  '4대 위기' 꺼내며 실정론 강조하고 윤 정부는 정적 죽이기 올인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이 현재 민생경제·전쟁·저출생(인구)·민주주의 등 4대 위기에 처해 있다며 화살을 정부에 돌렸다. 또 윤석열 정권의 독단과 무능으로 대한민국이 무너졌다며 4대 위기보다 더 심각한 것은 위기를 수습해야 할 정부가 위기를 만들어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치, 경제, 외교·안보 할 것 없이 모든 분야에서 정부 무능론을 주장하며, 다가오는 22대 국회 총선에서 정부·여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 양극화와 더 나아가 본인이 당한 '정치 테러'의 근본적 원인도 윤 대통령이 벌이는 '이념 전쟁'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년간 윤석열 정부는 정적 죽이기에만 올인했다면서 권력을 상대를 죽이는 데 사용하니 국민도 더 격렬히 분열하고 갈등하고 적대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운동권 청산이니 자객 공천 이런 얘기들이 있는 것 같은데 지금 청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검사 독재"라며 윤 대통령과 최측근인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동시에 겨누기도 했다.

이 대표가 띄운 '4대 위기론'은 정부 실정론과 정권 심판론을 넘어 민주당 총선 승리론으로 이어졌다.다가오는 410 총천에서 민주당 최대 목표는 151석 원내 1당이 되는게 목표라면서 1석이라도 과반 의석을 만들어달라는 호소였다. 작년 8월 취임 때부터 강조해 온 '유능한 야당' 슬로건을 이번 회견 때도 앞세웠다. IMF(국제통화기금)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위기를 모범적으로 극복한 것은 바로 민주당 정부였다며 '위기 극복 DNA'를 언급하기도 했다.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윤석열 정부가 불러온 국정 위기를 극복해내겠다"며 "사람과 경제, 평화와 민주주의, 희망과 미래를 살리는 '살림의 정치'를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신년 회견인 만큼 올해 민생정책 방향을 큰 틀에서 제시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으나, 이 대표는 저출생 문제 해법에 집중했다.

그는 또 자신의 '정책 브랜드'인 기본소득을 차용한 '출생 기본소득'을 제안하며 정책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제도 도입을 위한 논의체로 여·야·정과 산·학·연을 아우르는 '범국민 저출생 대화 기구' 설립도 함께 제안했다. 이 대표는 당내 통합·혁신 메시지도 발신하며 총선 전 내부 결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질적인 당의 계파 갈등이 공천 잡음으로 비화하며 당내 분열상이 커질 경우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기자들 질문에 선대위는 공천은 당연히 통합을 고려하면서 그 위에서 혁신도 하는 것이라며, 내부 경쟁이든 외부와의 경쟁이든 도와 선을 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회견문에서 "역사 속의 민주당, 국민이 기대고 응원했던 민주당으로 일신하겠다"고 했는데 이를 두고는 탈당한 의원과 당원 제3지대에서 신당을 차린 것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것으로 해석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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