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은행권,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방안 발표

[중앙뉴스= 이광재 기자] 정부와 은행권이 고금리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대상으로 총 76조원 규모의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에 나선다.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에 26조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하고 그간 정책지원에 소외됐던 중견기업에 15조원을 집중 투입한다. 특히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견기업을 위해 최초로 5조원 규모의 중견기업전용펀드가 출시된다.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의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로 은행장 및 정책금융기관장 간담회를 개최해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사진=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로 은행장 및 정책금융기관장 간담회를 개최해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사진=금융위원회)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기업들이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성장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 노력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적극적인 금융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첨단산업에 대한 대규모 혁신투자, 소외됐던 중견기업에 대한 집중투자, 고금리 등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위기기업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금융 지원방안은 76조원 규모로 이중 시중은행은 약 20조원을 지원한다. 먼저 우리 미래 먹거리인 첨단산업 영위기업에 대한 26조원+@ 규모로 전략적인 금융지원에 나선다.

수입선 다변화·대체기술 개발·해외자원 확보 등에 자금이 필요한 기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설치되는 ‘공급망 안정화 기금’을 차질없이 운영한다. 산업은행은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 등 5대 분야에 15조원 규모로 최대 1.2%p까지 금리를 인하한 저리자금을 지원한다.

첨단전략산업의 대규모 자금수요는 수요 기업과 연기금이 주주로 참여하고 정책금융기관과 민간금융사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대여하는 자금지원도 검토하기로 했다.

그간 정책적 지원에서 소외됐던 중견기업에 대한 15조원 규모의 지원방안도 마련됐다.

중견기업은 5600여곳(기업의 1.5% 비중)으로 전체 숫자는 적지만 전체 매출(16.1%)과 고용(12.9%)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이에 따라 신사업 진출 및 사업확대 등에 자금이 필요한 중견기업을 위해 중견기업전용펀드를 출시하기로 했다.

은행들이 최대 2조5000억원 규모의 출자를 통해 5조원 규모로 조성한다. 5대 시중은행과 성장금융(모펀드 운용사)은 MOU를 통해 최대 출자 규모를 확약하고 올해 3·4분기까지 1차로 500억원씩 총 5000억원 규모로 중견기업전용펀드를 조성할 방침이다. 아울러 5대 은행과 산업은행은 신사업에 진출하는 중견기업에 대해 6조원 규모의 전용저리대출 프로그램을 마련해 신성장사업 진출을 돕는다. 또 1조8000억원 규모의 신규 회사채 발행을 지원하고 은행권과 보증기관이 협력해 2조3000억원 규모의 성장사다리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고금리로 인한 경영 애로, 위기에 빠진 기업·기업인에게는 신속한 정상화 및 재기지원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매출하락 등을 겪는 중소기업에게 5개 은행과 기업은행이 공동으로 5조원 규모의 금리인하 특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기업은행에서는 이자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게 가산금리를 일정기간 유예하고 향후에 경영상황 개선시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유예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특히 은행권 공동 신속지원프로그램의 지원대상을 확대해 올해 한시적으로 일시적 유동성 위험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게도 1년간 가산금리를 면제해 (현재 기준) 3%대 금리를 적용한다.

이미 폐업을 경험한 기업인들에게는 재기를 지원해 전체 산업의 역동성을 강화한다. 실패 경험 기업인이 사업성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기할 수 있도록 신용회복절차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기업인에게 보다 빨리 신규자금을 공급한다.

과거 실패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평가되는 기업인에게는 은행과 신보가 재창업 자금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김주현 위원장은 “이번 방안은 민관이 함께 협심해 나온 결과물”이라며 “향후에도 민간은행이 기업금융을 보다 적극적으로 취급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 및 인프라 확충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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