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열 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전대열 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중앙뉴스 칼럼= 전대열 대기자]22대 국회는 좀 나아질까? 이런 기대감을 가지지 않는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새 해가 되면 모두 한 해의 안녕과 편안을 기원 하듯이 국회의원 선거가 닥치면 이번에 뽑아주는 사람은 자금까지 보여주던 형편없는 정치인들 보다는 나은 사람이 나오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 

제헌 이래 우리 국민들은 선거에서 단 하루만 주권자 역할을 했을 뿐 항상 을(乙)의 역할에 머물러 왔다. 어제까지도 굽신거리며 한 표를 구걸하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뻣뻣한 고개를 뒤로 제키며 거들먹거리는 당선자의 모습 밖에 남는 것이 없다. 주종(主從)이 뒤바뀌는 순간이다. 국민들은 늘 이런 처지에 빠질 줄 뻔히 알면서도 거짓과 억지로 무장한 후보자의 감언이설에 녹아든다. 지금까지 겪어본 경험칙으로 다시는 속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도 막상 선거에 임하면 지역에 얽매이고 학연에 끌려가며 사돈의 팔촌이라도 혈연에 빠져버린다.

이번 선거는 집권 여당과 제일야당의 죽고 사는 선거처럼 지독한 악의 구렁에 빠져 있다. 문재인이 물러나고 살아있는 권력에 저항했던 검찰총장 윤석열이 이재명을 간신히 누르고 대통령으로 선출된 이후 나라의 기강은 무너질 대로 무너져 버렸다. 

윤석열은 껍데기만 대통령이었지 인사권조차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2년 세월을 허송했다. 국회 과반수 의석을 가진 야당의 심술에 모든 권한은 막혀버렸고 거부권으로 겨우겨우 야당국회 독재를 제지해야 되는 신세로 전락했다. 22대 총선에서 그나마 국회의 야당 독점을 저지할 수 있다면 큰 성과라는 기대를 걸고 한동훈을 앞세워 고군분투한다. 

한동훈과 이재명은 여야의 선봉장이 되어 온갖 험담을 입에 달고 산다. 상대방의 조그마한 실언이라도 나오기만 하면 침소봉대로 찔러댄다. 삼국지에 나오는 관운장과 여포의 싸움처럼 일진일퇴의 양상이지만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승자라는 말이 있으니 4월10일 선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우리 국회는 300명의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숫자를 늘리고 싶어도, 혹은 줄이고 싶어도 헌법에 명시된 규정이라 개헌이 되기 전에는 꼼짝할 수 없다. 253개 지구의 지역구와 47명의 비례대표로 구성된다. 누더기처럼 변한 선거구가 되어 게리멘다링이라는 별명을 듣지만 눈앞의 자당 이익만 추구하는 여야대표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국민을 향하여 눈알을 부라리며 호통을 친다. 

내가 결정하는 대로 따라오라! 이것이 지난번 확정되어 이번 선거에 그대로 적용되는 준비례대표제다. 21대 선거 때 이 제[도를 도입한 정당은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인데 느닷없이 위성정당의 출현으로 불합리성이 천하의 웃음거리로 변했다. 그래서 대선 때 굳세게 약속했다. 다음 총선에서는 준비례제를 없애겠다! 온갖 허세를 다하여 꿀떡처럼 약속했던 이 제도의 개정을 선거를 앞두고 그대로 시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재명은 처음부터 개정할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그에게는 위성정당 뿐만 아니라 진보당 등 나중에 써먹기 좋은 약세정당을 비례제로 유인할 계책이 더 시급했던 것이다.

이번에 출마자는 모두 699명이다. 남자후보가 86%이지만 여성후보들은 비례정당의 앞 순위를 차지해서 14%보다 더 많은 비율로 당선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光州) 지역구는 무려 4.5대1의 치열한 경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경남(慶南(경남) 지역은 2.23대1의 최소 경쟁으로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출마자가 적고 많은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선거 때만 되면 등장하는 부정선거 논란은 이제 없어져야 하겠다. 

고무신 선거로 통했던 자유당 시절의 무자비한 부정은 결국 4.19혁명을 촉발시켜 이승만의 하야와 하와이 망명을 가져왔다. 요즘 부정선거 논란은 매머드로 변한 선거관리위원회가 타킷이 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엄정중립의 선관위가 되도록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법 등으로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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