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발자욱 소리

가을 발자욱 소리
/최 봄 샘



불면의 핏돌기들
이슬로 식히며
수런거리는 잎새들

불타던 날들과 마주앉아
이별 앞 둔 하룻밤에
마지막 하얀 편지
꼬옥꼭 접는다

지난 여름 스캔들마저
귀뚜라미 노래에 주저앉고
옷자락 끌며 다가와
또 한번 잔치를 시작하겠노라
너는 속삭이기 시작한다

고독한 잔속에 스미는
달빛 서늘한 눈매
그 발자욱소리를 타서
축배를 들자
그대 뜨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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