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프로필 ‘박원순ㆍ안철수 저격수’…‘미친 인지도’ 등 소개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22일 3개월 남은 의원직을 사퇴했다. 강 의원은 서울대 법학과와 사법시험 합격, 하버드 대 로스쿨 등을 나와 지난 18대 총선 당시 39세에 금배지를 단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2010년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7월 열린 한 대학생 토론회 식사 자리에서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여학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를 할 수 있겠느냐”는 취지의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강 의원에 대해 당시 한나라당은 ‘출당’ 조치를 내렸다. 성희롱에 대한 부정적인 국민정서를 감안, 당 자체적으로 ‘성희롱 구설수’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설정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국회 윤리 특위는 지난해 5월 강의원에 대한 제명징계안을 처리했으나 최종 부결됐다.

이를 계기로 강 의원은 박원순 시장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 야권 주요 인사와 방송가의 개그맨 등 유명 인사들을 상대로 ‘줄 고소’를 이어가며 ‘유명세’를 이어갔다.

정가에서는 강 의원이 이와 같은 행태를 보이는 데에는 19대 총선을 앞두고 무소속 후보의 저조한 인지도와 본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꼼수’였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강 의원이 자신의 트위터 프로필에 ‘고소고발 집착남’, ‘박원순ㆍ안철수 저격수’, ‘병역비리 스토커’, ‘보수의 아이콘’, ‘미친 인지도’ 등으로 자신을 소개한 것도 이와 같은 분석을 어느 정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10ㆍ26 서울시장 보선 당시 강 의원은 참여연대에서 함께 일한 박원순 후보를 겨냥해, 대기업의 아름다운재단 거액 기부 문제, 박 후보의 미국 체류 당시 스폰서 의혹 등을 제기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서는 안철수연구소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헐값에 인수해 이득을 취하면서 세금을 탈루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박 시장의 취임 이후 아들인 박 모씨의 병역기피 의혹을 거침없이 제기했고, 병무청에 제출한 박 씨의 MRI(자기공명영상진단) 영상을 공개하며 ‘MRI 바꿔치기’ 논란을 일으켰다.

그렇지만 박 시장의 아들이 이날 세브란스병원에서 MRI 재촬영을 하고, ‘병무청에 제출된 MRI가 본인의 것이 맞다’는 설명이 나오자 결국 강 의원은 결국 3개월 남은 의원직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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