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과 원전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일본 국민, 특히 아동들은 여전히 극도의 정서적, 심리적 불안정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아동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대표이사 김노보, www.sc.or.kr)은 일본 원전사고 1년째를 맞이해 아동을 포함, 61명의 후쿠시마 지역 주민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 ‘후쿠시마의 가족들(Fukushima Families)’을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많은 아동들이 외부에서의 활동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보이지 않는 방사능의 공포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후쿠시마에 거주하고 있는 저연령대의 아동들이 방사능이 해롭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지만 방사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나 노출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또 부모들이 겪고 있는 심리적 불안감이 자녀들에게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연령대의 아동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따른 여러 어려움을 토로했다. 방사능의 위험 때문에 이주를 선택한 가정의 아동들은 새로운 학교에서 받아들여질지, 혹은 후쿠시마에 남아 있는 친구들이 자신들을 계속 친구로 생각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아동들 역시 빈 교실과 버려진 집, 뛰어 놀 수 있는 장소의 부재 등 주위환경의 변화에 따른 심리적 충격을 호소했다.

부모들은 본인의 결정이 자녀에게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우려를 표명했다. 후쿠시마를 떠났건 그렇지 않건 부모들 모두 믿을 만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어 지속적인 두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인터뷰에 참여한 호나미(9세)는 “최악은 쓰나미가 닥쳤을 때가 아니었어요. 그 다음부터예요. 나아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라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일본 대지진 5개년 복구계획을 세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단기적인 상황 재건을 위한 구호활동이 아니라 미래의 변화를 꾀하는 근본적인 구호가 될 수 있도록 아동들의 정서적, 심리적 회복을 돕고 교육을 지원하며 마을 재건하는 데 있어 아동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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