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전통문화에서 새 길 찾는다

최근 들어 역사적 사실이나 시대적 배경 위에 상상력을 더한 사극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우리 역사와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는 세종대왕의 한글창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 드라마는 세종대왕의 한글창제라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등장인물들의 갈등과 대립 등 각종 극적 장치들과 상상력이 가미돼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역사에 근거한 콘텐츠로 대중들에게 큰 관심을 받은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사진=저작권자 (c)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세종대왕의 한글창제를 둘러싼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은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사진=저작권자 (c)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은 역사적 배경 위에 허구의 캐릭터를 가미한 작품으로 조선시대 가상의 왕 이훤과 무녀 월의 순애보적인 사랑을 담아내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해품달’의 배경은 조선시대지만 남녀 주인공의 애틋한 로맨스는 시대와 상관없이 시청자들에게 큰 공감을 샀다.
역사를 배경으로 한 문화콘텐츠는 비단 영화나 드라마 스토리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유명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 손정완 등은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패션에 접목한 작품을 선보여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으며 자수문양을 활용한 ‘뿌까’ 캐릭터는 해외에 수출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과거와 현대가 만난 새로운 한류 콘텐츠는 세계에서도 당당히 겨룰 수 있는 고유한 매력을 담고 있다.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쉽고 재미있게 변화하고 있는 문화콘텐츠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는 보편성을 갖고 있다.

MBC 수목드라마
지난 15일 막을 내린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사진은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정일우(왼쪽부터), 김민서, 한가인, 김수현.(사진=저작권자 (c)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한류, K팝에서 K컬처로 발돋움
정부는 한류가 K팝에서 K컬처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전통문화자원의 창조적인 여건을 마련할 방침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류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지난 1월 30일 전통문화의 창조적 발전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우선 문화부는 우리의 ‘뿌리’인 전통문화를 활용한 문화콘텐츠들을 발굴·지원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조선왕조실록 등 역사자원을 활용한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를 제작·지원하고 전통문화 소재 영화 시나리오 공모전을 개최해 창작 소재 발굴에 적극 나선다.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게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도 전통문화가 활용될 수 있도록 공모전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역사·인문학자 및 국악인과 방송국 PD, 작가와의 협업 채널을 마련해 전통문화 자원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을 확산시킬 계획이며 대한민국 디지털 작가상 공모전, 대한민국 창작만화 공모전 등에 전통문화 소재 작품 특별상을 신설해 전통문화 콘텐츠 개발을 독려할 예정이다.
또 디지털, 스토리, 정보 등 디지털 문화원형 DB 활용을 활성화하고 실무 제작자 대상으로 교육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통문화산업 마케팅 전문가, 전통디자인 컨설턴트 등 새로운 직업군을 발굴하고 국립 국악중·고등학교를 예술맞춤형 학교로 육성하는 등 인재양성도 지원할 방침이다. 


한지 패션쇼에서 생활에서 쉽게 착용할 수 있는 의상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열린 ‘2011 원주 한지패션쇼’..(사진=저작권자 (c)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한지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생활에서 쉽게 착용할 수 있는 의상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열린 ‘2011 원주 한지패션쇼’.(사진=저작권자 (c)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전통문화와 첨단기술의 ‘콜라보레이션’
이와 함께 전통문화가 일부 장르나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하게 뻗어나갈 수 있도록 문화공연, 전시, 문화상품 등에 첨단 IT·CT기술을 접목해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도록 기술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고택, 고궁 등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해 전통행사, 전통음악 콘텐츠를 개발하고 전통공연 소재를 활용한 첨단공연을 마련할 예정이다. 전통의 문자·문양·한글을 구현하는 불꽃놀이 등을 개발해 디지털화를 통한 전통문화의 대중화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적 감수성의 디자이너, 기업 등과 전통문화 전문가의 협업을 지원하고 공예가와 디자이너의 협업(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을 통한 공예디자인 상품개발 및 브랜드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고부가가치 문화예술 작품을 생산한다는 복안이다.
일례로 작년 4월 2011서울모터쇼에서 선을 보인 ‘BMW 7시리즈 코리안 아트 에디션’(BMW 7 Series Korean Art Edition)은 나전칠기의 고급스러움을 재해석했다. 나전칠기 인테리어 장식으로 BMW7시리즈 특유의 웅장함과 현대적으로 해석된 한국전통의 우아함을 표현한 사례다.
이밖에도 영화, 의학 등 미개척 분야에 국악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전통예술과 타 예술장르와의 ‘융복합프로젝트’도 추진할 계획이다.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새로운 문화콘텐츠 개발은 단순한 협력을 넘어 새로운 문화예술 상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의 모습에서 현 시대의 우리의 모습을 찾는 작업을 통해 전통문화산업도 지속적으로 발전하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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