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률 2배 이상 올려, 올해 배당 추정치 7500억

한국전력이 최근 발전 자회사를 포함한 10여개 자회사에서 작년에 발생한 순이익의 70%를 배당금으로 걷어가기로 해 자회사 노조들이 "너무 지나친 고액배당"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전은 그간 자회사로부터 순이익의 20~30%가량을 배당받았으나 이번에 배당률을 2배 이상 올린 것이다.

한전은 지난 2일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기술·한전KPS·한전KDN·한국원자력연료·한국남동발전 등 10여개 자회사에 작년 당기순이익의 70%를 배당해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한전은 이달 말까지 예정돼 있는 자회사들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70% 배당'을 주요 안건으로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한전의 계획대로라면 올해 배당 추정치는 7500억원에 이른다.

한전 자회사 노조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순이익의 70%를 배당하는
것은 국내 상장사 평균의 3배에 가깝다"며 "한전이 자신들의 손실을 메우기 위해 자회사 직원들의 경영성과를 가져가려 한다"며 반발했다.

한전은 지난해 2조9937억원의 영업손실과 3조514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한전 자회사들은 한전이 김중겸 한전 사장의 지시에 따라 올해 갑작스럽게 고액 배당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한전은 올해를 흑자 전환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전 김중겸 사장은 지난 15일 열린 '2012 사업계획 달성 결의대회'에서 "기필코 흑자를 달성해야만 한전이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자회사 노조들은 그러나 "이익의 대부분을 한전이 배당금으로 가져가면 자회사들은 경영성과를 높이려는 의욕을 잃게 돼 투자와 성장이 어렵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전 측은 이에 대해 "배당 요구는 한전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정당한 주주권 행사"라며 "이익이 쌓이고 있는 자회사의 재무구조를 크게 해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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