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4·11 총선 민주통합당 정당명부 비례대표 후보 39명이 발표된 가운데 한명숙 대표를 15번에 배정한 것은 공심위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안병욱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대표가 지역구에 출마할 경우 타 지역 선거를 돕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해 (한 대표에게)비례대표로 출마할 것을 권했다"며 "수치로 환산하면 80% 정도가 공심위의 강요에 의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목적은 총선에서 이기는 것과 12월 대선에서 정권을 되찾는 것"이라며 "대표가 원외에 있는 것은 그 자체로 엄청난 리스크라고 판단, 향후 정치 일정을 감안해 반드시 원내에 진출할 것을 권했다"고 논의 과정을 소개했다.

또 "사실 가장 무난한 번호를 11번으로 봤는데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대표가 똑같은 번호를 받게 되면 비본질적인 부분이 화제가 될 것 같아 일부러 11번을 피했다"고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아울러 안 위원장은 이번 비례대표 공천작업을 평가하며 대학 수업에서 과락과 합격의 기준점인 '60점 안팎'을 줬다.

가톨릭대 국사학과 교수인 안 위원장은 "지분 챙기기나 계파 안배는 철저하게 배제하겠다고 후보 신청을 받기 전에 미리 말씀드렸고 이후 여론의 힘을 빌려 강하게 심사를 할 수 있었다"며 "국민 눈높이로 봤을 땐 어떤 점수가 나올지 모르지만 우리로서는 현재 이 결과에 만족하고 과락과 합격의 기준점인 60점 정도를 줄 수 있겠다"고 말했다.

공심위원으로 참가한 김연명 중앙대 교수도 "예전에 권위주의시대 지도자가 1~20번 비례대표 번호를 독단적으로 배정하던 것과 비교했을 때 선출직도 아닌 민간인이 이렇게 자율성을 발휘해도 괜찮은 걸까 의심할 정도로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했다"며 "이번 후보 선정작업은 과거 한 사람이 비례대표 후보를 모두 결정하던 방식과 대척점에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앞서 공심위는 이날 오후 한 대표 등 39명이 포함된 비례대표 후보명단을 발표했다.

명단에는 고(故)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순옥 박사(1번), 남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9번), 도종환 시인(16번), 임수경 방송위원회 남북방송교류추진위원(21번)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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