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욱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대표가 지역구에 출마할 경우 타 지역 선거를 돕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해 (한 대표에게)비례대표로 출마할 것을 권했다"며 "수치로 환산하면 80% 정도가 공심위의 강요에 의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목적은 총선에서 이기는 것과 12월 대선에서 정권을 되찾는 것"이라며 "대표가 원외에 있는 것은 그 자체로 엄청난 리스크라고 판단, 향후 정치 일정을 감안해 반드시 원내에 진출할 것을 권했다"고 논의 과정을 소개했다.
또 "사실 가장 무난한 번호를 11번으로 봤는데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대표가 똑같은 번호를 받게 되면 비본질적인 부분이 화제가 될 것 같아 일부러 11번을 피했다"고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아울러 안 위원장은 이번 비례대표 공천작업을 평가하며 대학 수업에서 과락과 합격의 기준점인 '60점 안팎'을 줬다.
가톨릭대 국사학과 교수인 안 위원장은 "지분 챙기기나 계파 안배는 철저하게 배제하겠다고 후보 신청을 받기 전에 미리 말씀드렸고 이후 여론의 힘을 빌려 강하게 심사를 할 수 있었다"며 "국민 눈높이로 봤을 땐 어떤 점수가 나올지 모르지만 우리로서는 현재 이 결과에 만족하고 과락과 합격의 기준점인 60점 정도를 줄 수 있겠다"고 말했다.
공심위원으로 참가한 김연명 중앙대 교수도 "예전에 권위주의시대 지도자가 1~20번 비례대표 번호를 독단적으로 배정하던 것과 비교했을 때 선출직도 아닌 민간인이 이렇게 자율성을 발휘해도 괜찮은 걸까 의심할 정도로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했다"며 "이번 후보 선정작업은 과거 한 사람이 비례대표 후보를 모두 결정하던 방식과 대척점에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앞서 공심위는 이날 오후 한 대표 등 39명이 포함된 비례대표 후보명단을 발표했다.
명단에는 고(故)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순옥 박사(1번), 남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9번), 도종환 시인(16번), 임수경 방송위원회 남북방송교류추진위원(21번) 등이 포함됐다.
신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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