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유해업소 단속 20일간 1652곳 적발…교과부는 ‘필통톡’ 프로젝트

학교폭력 근절은 어느 한 부처의 일이 아니다. 범정부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학교폭력은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나온 문제이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를 비롯해 행정안전부, 경찰청, 여성가족부 등 관련 부처들이 두 팔을 걷어붙였다.

경찰청은 현역 경찰관들을 일선 학교로 보내 학교폭력의 위험성과 예방법을 교육하고 있다. 광주경찰청의 경찰관들이 인기 개그 프로그램을 패러디한 ‘애정남홍보단’을 통해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경찰청은 현역 경찰관들을 일선 학교로 보내 학교폭력의 위험성과 예방법을 교육하고 있다. 광주경찰청의 경찰관들이 인기 개그 프로그램을 패러디한 ‘애정남홍보단’을 통해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친구의 것을 뺏는다! 그럼 바로 신고하는 겁니다~잉. 학교 폭력 신고전화는 117이에요~잉. 학교폭력은 방관하는 게 더 나쁜 거예요~잉. 딱 정한 거예요~잉.”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 개그맨 최효종씨가 학교폭력의 기준을 정해준 후 이에 대한 대처 요령을 익살스럽게 전하자 객석은 웃음바다가 됐다.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인 ‘애정남’은 지난 2월 26일자 방송분에서 학교폭력을 소재로 삼았다. 방송에 대한 반응은 꽤 호의적이었다. 학교폭력을 쉽고 정확하게 알려줬다는 평가였다.

애정남 제작진이 학교폭력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계기는 시청자 게시판에서였다. 학교폭력의 기준을 정해달라는 요청이 올라왔던 것이다.
 
제작진은 아이디어를 올린 시청자에게 연락을 취했다.
주인공은 다름 아닌 경찰청이었다.
경찰청은 이후 제작진에게 자문을 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방송이 나간 후 최효종씨는 경북지방경찰청의 학교폭력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아빠 경찰’이 자녀 학교서 눈높이 특강도

경찰이 학교폭력의 위험성을 알리는 데 ‘애정남’을 활용한 것은 사실 <개그콘서트>가 처음은 아니다.
 
광주경찰청은 방송이 나가기 전이미 ‘학교폭력 예방 애정남 홍보단’을 구성해 일선학교를 돌며 학생들에게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었다.
 
경찰관과 전·의경으로 구성된 홍보단의 공연은 웃음과 정보를 버무려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다.

경찰관들이 자녀의 학교를 방문해 학교폭력 예방 강의를 하는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아이들이 정복을 착용한 ‘아빠 경찰’과 눈을 맞추며 학교폭력의 기준과 예방법을 귀를 세워 듣는다.
 
자식을 걱정하는 부모의 애틋한 마음과 잘못을 바로잡는 경찰의 권위가 어우러져 학생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학교폭력 전담경찰관’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전담경찰관들은 학교와 공권력의 가교 역할을 위해 도입됐다.
 
현재 3백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성과는 긍정적이다.
지난 2개월간 학교폭력 신고가 36배나 증가했다.
그만큼 경찰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는 의미다.

포털에 사이버상담사 배치도 주목받아

교육과학기술부의 ‘필통톡’ 프로젝트도 관심을 모았다. 이름 그대로 반드시(必) 소통(通)하는 대화(Talk)마당을 마련한다는 게 이 프로젝트의 골자다.
 
이주호 교육기술과학부 장관이 대구방송(TBC)과 대전방송(TJB) 등 9개 주요 지방 민영방송사에 출연해 학생, 학부모, 교사 등 교육현장의 당사자들을 만나 함께 고민을 나누는 자리다.
 
방송 내용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문자 중계를 해 더 많은 참여를 유도했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와의 협력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네이버에 학교폭력 예방과 교육정보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특히 네이버 ‘지식iN’에 사이버상담사를 배치하기로 한 것이 주목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운영하는 초·중·고교 상담기관인 ‘Wee 센터’에 근무하는 전문상담인력들을 네이버 지식파트너(교과부 학교생활 컨설턴트)로 위촉해 사이버 상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운영 규모는 5백50명 수준으로 3월 말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지방의 주요 민영방송사에 출연해 학교폭력 근절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지방의 주요 민영방송사에 출연해 학교폭력 근절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복수담임제도 도입했다. 복수담임제는 한 학급에 두 명 이상의 담임교사를 배치하는 제도로 올해부터 실시되고 있다.
 
담임교사들이 역할을 분담해 학생들을 더 세세히 충실하게 살피고 지도하자는 취지다.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3월 6일 현재 대상학교(학생 수 30명 이상 학급이 있는 중학교)의 90.1퍼센트(1만4백67학급)가 중2학년 학급에 복수담임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학교 주변의 청소년 유해업소를 집중 단속하고 있다. 1주일의 계도기간을 거친 후 2월 23일부터 3월 23일까지 실시한다.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청, 지방교육지원청 등과 함께 학교 경계로부터 2백미터 이내인 학교정화구역 안의 청소년 유해업소를 잡아낸다.
 
단속 20일간 신·변종업소 2백27곳을 포함해 1천6백52개의 불법영업행위 업소를 적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방자치단체의 협력도 독려하고 있다. 우선 시·도별로 설치돼 있는 ‘학교폭력대책 지역위원회’를 활성화하고 있다.
 
연 1회가량 개최되던 지역위원회를 분기별 1회 이상 열어 유관기관별 협력과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기관별 추진상황을 점검하는 등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기초자치단체에서는 ‘학교폭력대책 지역협의회’를 신설하고 있다.
 
자치단체, 교육지원청, 경찰서, 자율방범대, 자원봉사센터, 녹색어머니회 등이 참여하는 지역협의회는 지난 3월 7일 기준 2백28개 시군구 중 92퍼센트 수준인 2백9개 시·군·구에 설치됐다.

전국 2백9개 시군구서 ‘지역협의회’ 설치

여성가족부는 학교폭력 예방 교육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터넷 무료 특강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원과 온라인 교육기업인 메가스터디 등이 공동으로 제작했고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와 메가스터디 사이트에서 무료로 제공된다.

청소년 또래상담 사업도 추진한다. 학교 안에서 발생한 문제를 학생 스스로 해결해보자는 취지다.
 
향후 1만5천명의 또래상담자, 3천3백20개의 또래상담운영학교, 6천명의 또래상담지도자를 양성할 계획이다.

법무부는 민간과 연계해 세미나와 간담회 등 다양한 홍보 캠페인을 개최하고 있다.
 
대검찰청이 주최하는 ‘학교폭력 근절대책 세미나’를 시작으로 각급 검찰청 중심의 ‘릴레이 캠페인’이 실시되고 있다.
 
전국 58개 지검과 지청에서 월 1개 이상의 학교를 방문해 준법강의를 실시하는 등 교육과 홍보 활동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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