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였던 추석 명절, 그러나 안타깝게도 올해 역시 명절이혼이라는 말에 걸맞게 부부 사이가 악화돼 이혼을 고려하는 부부들이 부지기수다.

명절이 끝난 후 이혼 신청이 크게 늘어나는 것도 새롭게 생긴 명절 후유증 가운데 하나로 제사 문제나 과도한 노동으로 인해 일어나는 부부싸움이 이혼에 까지 이르는 것이다.

시댁과의 갈등, 동서 간의 불화, 처가와 시댁의 차별 등 명절 끝 이혼 사유는 참으로 많다.

며칠 전 법원에 이혼서류를 접수한 최홍진(남. 38세 )씨 부부 역시 추석명절 연휴가 이혼에 불씨를 당긴 케이스. 시댁에서는 아프다는 핑계로 두 시간도 채 머물지 않고 서둘러 나온 아내 이씨가 친정에 가서는 좀처럼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안 했던 것.

게다가 시부모와 친정 부모의 명절 선물도 눈에 띄게 차이가 났고 올해는 경제적으로 힘드니 양가 부모님 모두에게 용돈 대신 선물로 대신하자고 했던 아내가 친정 부모에게만 봉투를 쥐어주는 모습을 남편 최씨가 보게 됐던 것.

남편이 다그치자 아내는 "당신도 나 몰래 시어머니에게 용돈을 드린 적이 있지 않느냐"며 맞섰고 결국 부부는 이미 지나간 문제들까지 하나하나 다 들춰내며 격렬하게 다툰 후 '이렇게 살 바엔 차라리 이혼하자' 는 말로 부부싸움의 종지부를 찍었다.

이혼전문변호사들은 이혼을 두고 '생사를 건 결투'라는 표현을 쓴다. 이혼소송이 그만큼 원만한 합의점을 찾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특히 재판이혼인 경우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십상이라 상대에 대한 비난과 폭로가 이어지기 마련인데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경우 이혼까지 오게 된 정황이나 증거들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의뢰인의 안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반면에 하루라도 빨리 지긋지긋한 결혼생활을 끝내고 싶다는 순간적인 감정에 휩싸여 너무도 쉽게 협의이혼을 해버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 역시 나중에 커다란 후회를 가져오는 원인이 된다.

이혼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법률사무소 [윈]의 이인철 이혼전문변호사는 "이혼을 결심했다면 침착하고 신중하게 법률자문을 받아 여러 가지 증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물론 결혼생활을 행복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지만 불가피하게 이혼을 선택해야 한다면 이혼 후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는 것. 이혼에 직면했을 때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이혼조정의 달인으로 불리는 이인철 이혼전문변호사는 의뢰인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직접 상담을 받는데 "이혼조정의 경우 수많은 이야기들을 공감하며 경청해야 하고 의뢰인을 직접 설득시켜야 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 이라고 설명한다. 더불어 의뢰인의 심리적인 안정 역시 상담을 직접 하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는 것.

"이혼 사건이 원만하게 잘 해결됐을 때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라고 말하는 이인철 이혼전문변호사는 "부부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마음에 묻어두지 말고 대화로 풀어보려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이혼만이 곪을 대로 곪은 부부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이혼을 좀 더 냉철하게 받아들여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상대 배우자와의 전쟁이 아니라 새 삶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는 충고도 잊지 않는다.

도움말: 법률사무소 윈 이인철 이혼전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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