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석탄 수입의존도 87%…"2030년까지 수요 1.5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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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석탄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지만 동시에 수입 물량도 급증해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의 석탄 확보가 매우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중국의 석탄수입 급증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국이 석탄 확보를 위해 다른 석탄수출국에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교역국간 갈등을 촉발해 국제석탄가격을 교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글로벌 '석탄전쟁'을 경고한 것이다.

16일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석탄 매장량은 2010년 2천794억t으로 세계 매장량의 27.2%를 차지한다.

지난해에는 세계 생산량의 절반가량인 35억t의 석탄을 생산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세계 2위의 석탄 수입국이다.
2010년에 1억6천500만t을 외국에서 들여왔다.

전 세계 석탄 수입량의 17.9%다.
그 많은 자국 생산량에도 모자라 바깥에서 가져다 쓰는 것이다.
석탄이 중국 에너지 소비의 70.5%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세계 평균인 29.6%의 두 배를 넘는다.
장기적으로 중국의 석탄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대안이 없어서다.
중국의 기술로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원자력 발전소를 짓기가 어렵다.
수자원 부족으로 수력도 힘들다.
비용 대비 고효율의 석탄이 가장 현실적인 에너지 대안인 셈이다.
실제로 석탄을 이용한 전략생산 비중은 79%에 달한다.
문제는 앞으로 중국의 석탄수입이 더 늘어날 거란 점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내 석탄생산기업은 구조조정을 거쳤다.
연간 생산량 90만t 이하의 소규모 광산이 대부분 폐쇄되며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석탄수요는 경제성장세에 맞춰 공급을 크게 웃돌았다.
2009년 중국이 석탄 순 수입국으로 돌아선 것은 이 때문이다.
모자라는 만큼 수입한 결과다.

'메이드 인 차이나' 석탄의 품질과 가격도 문제다.
중국 석탄 매장지역의 약 58%는 산서와 내몽고다.
이곳 석탄은 저품질이라 늘어나는 고효율 화력발전소의 수요엔 못 미친다.
광맥이 깊어지고 인건비도 올라 채굴단가마저 점차 상승하고 있다.
신장지역 석탄의 품질은 상대적으로 우수하다.
그러나 철도건설의 늦어져 채산성이 크게 낮다.
결국, 중국 화력발전소마저 원가절감을 위해 수입석탄을 선호하는 형편이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정부는 석탄수출국에 미치는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안정적인 석탄수입을 위해서다.
중국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국외에 투자한 3천90억달러 중 호주가 가장 많은 425억달러, 인도네시아는 199억달러다.

이들 국가는 전 세계 석탄수출의 31.4%를 차지한다.
이런 행태는 국제석탄 가격의 교란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중국의 자원 확보에 대한 경계심에 교역국간 갈등이 증폭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호주정부는 2011년 중국의 리오틴토 인수를 무산시켰다.
리오틴토는 철광석, 석탄, 구리 등에 투자하는 호주의 다국적 광산업체다.
이어 오는 7월부터는 자국 내 철광ㆍ석탄개발업체에 순이익의 30% 선의 자원세를 부과해 자국 석탄의 수출경쟁력을 일부러 낮춘다.

인도네시아도 광산 소유권을 이전할 때 당국의 허가를 받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꿨다.
원자재 수출에 대한 통제 역시 강화했다.
각국이 자국 자원에 대한 보호조치를 통해 빗장을 걸어 잠그는 것이다.
자원을 둘러싼 교역국간 갈등 탓에 국제상품시장에서 석탄 가격이 교란될 위험이 매우 커졌다.

과거에도 중국이 철광석, 구리 등의 수입을 늘리며 국제가격이 폭등한 사례가 있어 이런 우려는 더욱 설득력이 있다.

석탄전쟁 때문에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나라 중 하나는 한국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국의 에너지 공급의 26.9%는 석탄이다.
일반적인 인식과 다르게 석탄 소비량도 계속 늘고 있다.
한국의 석탄 수요가 2030년까지 1.5배 증가할 거라는 예측도 있다.
게다가 한국은 석탄수요의 수입의존도가 87%에 이른다.
주요 수입조달 국가 역시 호주 42%, 인도네시아 24%다.
중국이 눈독 들이는 시장에 편중된 것이다.

일본 역시 우리와 상황이 비슷하다.
수입의존도가 81%에 달하고 호주에 대한 수입의존도 역시 65%, 인도네시아 14% 순이다.
한국은 앞으로 중국, 일본과 세계의 석탄을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하는 형국인 셈이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에서 석탄수입을 81% 늘리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3개국을 중심으로 세계 곳곳에서 벌이게 될 석탄전쟁의 서막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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