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6일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로 수정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2년 경제성장률 전망치(3.7%)에서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종전의 3.3%에서 3.2%로 내렸다.

한은의 이같은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은 국제유가 상승과 유럽 재정위기, 중국 경기둔화 등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은은 올해 국내 원유도입단가 예측치를 종전의 배럴당 102달러에서 배럴당 118달러로 올렸다.

일반적으로 국제유가가 10% 상승하면 국내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가량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한은은 이번 수정 전망의 기본 전제가 된 세계경제 성장률을 종전의 3.6%에서 3.4%로 낮췄다.

미국은 2.3%, 일본 2.2%, 유로존 -0.3%, 중국은 8.3% 성장을 예상했다. 세계교역 신장률 전망치도 5.4%에서 4.0%로 하향 조정했다.


 
신운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원유도입가 전망치가 높아진 것이 성장률 하향 조정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중동지역의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신흥국의 높은 수요와 주요 선진국의 풍부한 유동성으로 현 수준의 고유가를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이른바 '상저하고'형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을 고수했다. 특히 하반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8%에서 3.9%로 높여잡았다.

하반기 들어서 경기 회복세가 완연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년에는 이런 경제성장 흐름이 더 강해져 4.2%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신 국장은 “국내 경기는 지난 4분기(0.3%)의 극심한 부진에서 벗어나 상반기에는 전기대비 1% 내외 성장을 한 뒤 하반기 성장률은 1% 초반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대비 1% GDP 증가율을 연율로 환산하면 4% 이상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종전의 3.3%에서 3.2%로 내렸다. 정부의 무상보육 서비스 효과가 물가상승률을 0.4%포인트 가량 낮추지만 고유가로 인한 국내 석유제품 가격 상승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됐다.

신 국장은 “상반기에 예정된 공공요금 및 가공식품 가격인상이 하반기로 이연되면서 전체적으로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역할을 했지만 여전히 물가압력이 높기 때문에 물가 상황에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수·출입과 민간소비 등 실물 경기 지표도 당초 예상치보다 소폭 하향 조정됐다. 올해 수출증가율 전망치는 종전의 5.0%에서 4.8%로 낮췄고 수입증가율 전망치도 5.2%에서 4.5%로 내렸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종전의 3.2%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민간 소비는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증대되면서 꾸준히 늘어나겠으나 교역조건 악화, 지난해 4분기 실적저조 등으로 12월 전망(3.2%)에 비해 증가율이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는 4.2%에서 6.2%로 상향 조정했고 건설투자 증가율은 종전의 2.8%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렇게 투자에 대한 전망이 밝아진 것은 모바일 기기 판매 호조에 힘입어 세계 반도체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반도체 등 IT부문의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비수도권 아파트 분양시장의 활기, 비주거용 건물 착공 및 거래 면적 증가 등 건설투자도 오랜 침체 국면에서 다소 벗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밖에 올해 취업자수는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전망치 28만명에 비해 다소 확대된 35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업률은 지난해(3.4%)보다 다소 낮은 3.3% 내외 수준을 예상했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종전의 130억달러 보다 늘어난 145억달러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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