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이 2009년 10월 19일자로 발행하는 VIP리포트 ‘2010년 주요 산업 전망과 현안’ 보고서를 내났다.


2010년 세계 경제는 선진국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개도국 경제도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세계 교역량이 완만하게나마 증가세로 돌아 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지역별로는 미국, EU,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금융위기의 여파로 경기 회복세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중국, 인도, 중동 등 신흥공업국과 산유국들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대외 여건 개선으로 한국의 2010년 연간 경제성장률은 3%대 후반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소비는 소비자 심리와 고용 상황의 개선 등으로 3%대로 회복될 전망이다. 설비투자도 전년도 침체에 따른 기술적 반등 효과와 정부의 기업 프렌들리 정책 지속, 환율 하락 등에 의한 투자 심리 개선 효과 등으로 7% 내외의 증가율이 전망된다. 반면 건설투자는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공공 투자가 지속되지만, 주택 시장이 부진할 것으로 보여 회복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수출은 세계경제 회복으로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나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서지는 못 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전반적으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 회복세가 전망된다. 2010년 주요 산업 경기는 국내외 경제의 회복 기조 진입으로 대체적으로 2009년보다 개선되는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국내외 경제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아 산업 경기는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이나 2008년 상반기 수준에 미치지 못 할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수출 부문이 내수 부문에 비해 상대적 호조를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2010년에는 경기 부양책의 효과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수혜를 받았던 내수 부문이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세계 경제 회복으로 주력 산업들 내 수출 부문은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가 예상된다. 한편 수출 비중이 절대적인 조선업은 해운경기 침체로 신규 수주는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기존 수주량이 최근 연평균 건조량의 4배 이상에 달하기 때문에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제조업이 비제조업에 비해 회복세가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내수 경기보다 수출 경기 회복세가 빠를 것으로 보여 생산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이 높은 제조업 경기가 비제조업 경기를 앞서 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제조업중 물류 산업의 경우 무점포 판매업의 지속 성장 등의 영향으로 다른 비제조업에 비해 경기 회복 속도가 빠를 것으로 보인다.

넷째, 산업별 경기회복 체감 온도에 격차가 존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 증감률 기준(해운은 지수 기준, 물류는 시장규모증가율 기준)으로 산업별 경기를‘불황 → 회복 → 호황 → 후퇴’의 네 국면으로 구분한다면 대부분 회복 국면에 위치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경기 회복 강도와 속도에 따라 약회복 산업 및 강회복 산업으로 구분한다면,‘강회복 산업’으로는 기계, 자동차, 물류(택배), IT, 건설 등이 해당될 것으로 보이며‘약회복 산업’으로는 해운, 철강 산업을 들 수 있다. 예외적으로 경기 호조세가 다소 약화되는‘경기 후퇴 산업’에는 조선업이 해당될 것으로 보이며, ‘경기 불황 산업’에는 글로벌 공급과잉 위기에 직면하게 될 석유화학 산업을 들 수 있다.

다섯째, 지역별 경제회복 속도 차이로 수출 산업간 희비 교차가 예상된다. 중국 경제가 다른 지역에 비해 빠른 회복을 나타냄에 따라 대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기계(대 중국 수출 비중 27.6%), IT 산업(32.3%)의 호조가 예상된다. 반면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 수출 비중이 52.6%에 달하고 있으나, 중국 및 중동 국가들의 산업설비 신증설 투자 완료에 따른 시장 과잉 공급의 영향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편 건설업은 전반적인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특히 해외건설 부문이 중동을 중심의 수주 확대가 예상된다.

주요 산업 전망 (조선) 2010년 세계 경제가 회복 기조를 보이면서 조선업은 생산과 수출은 미약하나마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수주실적은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당면하게 되는 주요 현안으로는 세계시장에서의 수주환경 악화, 수주격감으로 인한 자금경색 지속, 업체들의 사업다각화와 이에 따른 위험부담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기계) 기업 투자심리 개선으로 설비투자용 기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나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주요 현안으로는 구매력이 높아진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담수·플랜트 수요의 회복, 미약한 경기 회복세 극복을 위한 신시장 개척 노력, 그린 이코노미 확산에 따르는 기계설비 녹색화 확대 등이 예상된다.

(자동차) 2010년에는 주요국 경기부양책이 종료되면서 글로벌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수출과 생산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서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친환경·고연비차의 시장 경쟁 심화, 자동차 산업내 지각 변동, 업계의 실적 부진 극복을 위한 경영 합리화 노력 가속 등이 주요 현안으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 국내외 경기의 회복 정도에 따라 상반기부터 철강 수요가 증가세로 돌아서고 재고가 소진된 이후 다소의 시차를 두고 생산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현안으로는 생산 설비의 과잉 투자 우려, 공급자 중심의 원료 업계 재편, 해외 진출의 유인 요소 증가, 철강 기업들의 그린 이미지 구축 경쟁 등이 전망된다.

(석유화학) 2009년 하반기 반짝 회복을 보였던 석유화학 산업은 2010년에 들어 중국, 중동의 신증설물량의 시장 유입이 본격화됨에 따라 경기가 재침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현안으로는 중국·중동 생산 급증에 의한 글로벌 공급 과잉 고착화,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수익 악화, 업계 내 사업구조 합리화 및 합종연횡 강화 등이 예상된다.

(해운) 세계 경제의 회복과 교역 증가로 해운 수요의 반등이 기대되지만 선복량(공급)이 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제한적 수준의 회복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10년 해운업이 당면하게 되는 주요 현안으로는 대량화물 화주들의 해운업 지분 확대, 중소업체들의 법정관리와 대기업 인력 구조조정 지속, 중국 해운업의 부상 등을 들 수 있다.

(물류·택배) 전반적인 경제 불황기에도 사이버쇼핑몰 시장의 확대로 증가세를 유지했던 택배 시장은 2010년에는 소비 회복이라는 긍정적 요인으로 운송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정부가 ‘녹색물류’ 이슈를 포함한 물류산업 선진화를 적극 추진함에 따라 사업 방식의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경쟁 격화로 단가 상승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업계의 수익성 확보 문제가 가장 큰 현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IT) 업종 내 구조조정 완료에 따른 수급 여건 개선, PC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업황은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현안으로는 업종 성숙화로 인한 수익성 하락에 대응하여 업계 내 기업들의 사업구조가 아웃소싱 비중이 높은 구조로 빠르게 전환되는 현상 등을 들 수 있다.

(건설) 민간·주택 부문 부진에도 4대강 사업 등 공공 수요 확대가 이를 상쇄하여 회복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건설업이 당면하게 되는 주요 현안으로는 공공·민간 부문 경기 양극화가 대형기업·중소기업간 경기 양극화를 심화시킬 우려가 존재하는 점을 들 수 있다.

정책적인 시사점으로는

첫째, 산업 경기 회복세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내수 활성화 정책이 지속되어야 한다. 2010년 전반적인 산업 경기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에, 특히 부진할 것으로 보이는 내수 산업과 서비스업에 대한 시장 수요 확대에 주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별 주력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소비세 감면, 금융 지원 확대 등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SOC 투자 집행 속도의 제고, 기업 관련 규제 완화폭의 확대 등을 통해 부양책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산업 경기 사이클 별로 차별적인 산업 정책이 필요하다. 경기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산업군에 대해서는 경기 회복세가 약화되지 않도록 하는 수준의 소극적 대응에 그쳐도 될 것으로 판단된다. 다음으로 경기 부진이 예상되는 산업 내 신속한 구조조정으로 업종의 구조적 장기 불황을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구조조정의 수단과 강도에 대한 세심한 판단을 통해 자칫 과도한 구조조정으로 산업 기반 자체가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셋째, 신흥공업국 중심의 적극적인 해외 시장 확대 노력이 필요하다. 주력 수출 산업 경기가 보다 활성화되도록 중국 등 신흥 공업국과 최근 유가 상승으로 다시 구매력이 높아진 중동, 중앙아시아 등 산유국에 대해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시장에 대한 민관 합동 시장개척단 파견, 대기업·중소기업의 수출 공조 시스템 구축, 우리 기업들의 현지 유통·물류 외국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지원 등 다각적인 마케팅 및 판로 확대 노력이 요구된다. 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안정적인 수출 시장 확보를 위해 주요 경제권과의 FTA 추진을 가속화해야 한다.

넷째, 세계 경제 회복세 부진에 따른 통상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2010년 세계 경제가 회복 국면에 진입하더라도 뚜렷한 성장 견인 산업이 존재하지 않고 글로벌 산업 구조조정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주요국들의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노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선진국들이 개도국 수입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될 우려가 높다. 이에 대비하여 주요국의 경제·통상 관련 규제 변화 움직임에 대한 정보의 신속한 확보, 분석, 대응을 통해 우리 수출 기업들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섯째, 차세대 성장의 발판이 될 신성장 산업의 조기 발굴 및 육성이 시급하다.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산업지도 변화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범국가적 차원에서 미래사업 육성에 주력해야 한다. ‘577전략’과 같은 국가 R&D 투자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산업 형성 초기에 있는 미성숙 신산업에 대한 정부의 시장개설자 역할을 강화하며 금융·세제상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특히 새롭게 부각되는 녹색 산업 관련 R&D 투자 확대, 관련 시장 수요 조성 및 육성 등의 적극적 노력이 요구된다. [한상완 산업전략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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