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파들 박자에 맞춰 쉼없이 구호 반복, 노골적 회의 방해



1시간 반동안 이 같은 외침이 회의장을 울렸다.
12일 통합진보당이 일산 킨텍스
에서 중앙위원회의를 열고 당의 진로를 결정하는 자리를 마련한 가운데,
‘당권파’들의 진행 방해로 회의가 파행됐다.

당권파들의 구호는 박자에 맞춰 쉼 없이 반복됐다.
조용히 회의를 지켜보던 한 참관인은 “멀미가 날 지경”이라고도 했다.

회의는
오후 2시 30분께 시작됐다가 한차례 정회한 뒤 다시 4시 30분 재개된 이후 당권파 중앙위원과 참관인들이 중앙위 성원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면서 중단됐다.

이들은 “진상조작보고서 전면 폐기”, “당원총투표 실시”, “강행처리 반대” 등의 문구가 담긴 손 팻말을 들고 거칠게 항의했다.

의장을 맡은 심상정 공동대표를 비롯해 유시민-조준호 공동대표는 단상 위 의장석에 배석했지만, “중단하라”는 외침은 멈추지 않았다.


유 대표는 당권파의 노골적인 회의방해에 괴롭다는 듯,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그는 심 대표에게 다가가 귀엣말을 나누며 사태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어 심 대표가
“당원동지 여러분, 민주주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달라”,
“제발 자중해 달라”며 수십 차례 당부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

앞서 중앙위원회에 강령개정심의 안건이 상정되자 당권파 당원들은 ‘성원보고’를 문제 삼았다.


또 중앙위원 구성이 전날 전격적으로 교체되고,
해당 지역이 아닌 곳에서 배정된 중앙위원도 있다며 문제제기를 했다.

대부분의 중위원들이 차분히 자리에 앉아 회의진행을 기다리는 모습과 달리,
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 구호를 외쳤다.

거친 항의 속에도 심 대표가 회의를 진행하려고 하자,

당권파 중앙위원들은 자신의 이름이 적힌 명찰을 들고 줄기차게 발언권을 요구했다.
이에 심 대표가 “엄격하게 회의를 진행하겠다”며 발언권을 허락하지 않았고,
당권파 위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또 다시 구호를 외치는 등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현재 당권파는 부정선거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비례대표 총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반대하고 있고,

이에 비당권파는 부정선거가 입증됐다며 비례대표와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즉각 비대위를 구성해야한다고 맞서고 있다.

비당권파는 이날 중앙위에서 두 안건을 상정한다는 입장이지만,
당권파가 결사저지에 나서고 있어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날 전체 중앙위원 총 912명 중에서 545명의 재적이 확인됐고,
이 가운데 비당권파가 당권파에 비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권파는 표결을 저지하기 위해 구호를 외치며 회의를 방해하고 있는 것.
심 대표는 오후 6시 “회의를 진행살 수 없다”며 정회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중앙위에서 의결할 예정이었던 비례대표 후보 사퇴 권고와 혁신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인준 등의 핵심안건은 처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날 행사장 앞에는 “노동자 망신, 조준호 대표”, “전국운영위 전자투표는 쿠데타다”, “당원총투표 실시하라”, “당원 가슴에 대못질한 진상조사보고서 폐기하라”는 등 당권파의 주장이 담긴 현수막이 대거 내걸렸다.

이날 사퇴한 당권파 핵심인 이정희 공동대표를 응원하는 “이정희 대표님 힘내세요.
당원들의 진정한 대표다”라는 피켓도 보였다.

“통진당 당원이 아닌 일반 국민”이라는 두 시민은 “회의할 때는 웃으며.
나올 때는 어깨동무”,
“국민이 보고 있다.
4.11에 국민이 보내준 사랑을 잊지 말라”고 일침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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