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책 수위는 양 진영 논의로 돼야 한다. 폭력사태는 우발적 사건"
"진보 원칙·상식 부분은 부끄러움 없다", 비례대표사퇴 "기다려 달라"

통합진보당 당권파 측 이상규 당선자(서울 관악을)는 14일 강기갑 비대위원장이 비대위를 '화합형'으로 만드는 지 여부에 따라 당의 운명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선자는 이날 오후  "이제 당권파가 답을 할 차례"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비당권파와 강 위원장이 통합의 원칙에 따라 모든 세력을 아울러야 한다"면서 "그것만이 당이 살 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중앙위원회 폭력사태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벌어진 우발적 사건"이라면서 "당권파든 비당권파든 국민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졌다.
회초리를 맞아도 할 말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당선자는 "공동대표단이 충돌할 것이 뻔한 데도 중앙위를 강행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이제 당권파는 비당권파가 되고 비당권파는 신당권파가 됐다"면서 비당권파에 대한 불만을 에둘러 표현했다.

다음은 이상규 당선자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오늘 중앙위 결정을 어떻게 보나?

"지난 주말 중앙위가 파행과 폭력으로 얼룩졌다. 당권파든 비당권파든 국민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졌다. 하물며 다른 정당끼리 서로 싸우지 않고 상생하는 모습을 보이면 박수를 보낸다. 이번엔 같은 정당 안에서 싸움이 났다. 회초리를 맞아도 할 말이 없다.

하지만 공동대표단이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충돌할 것이 뻔한 데도 중앙위를 강행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이제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위치가 바뀌었다. 당권파는 비당권파가 되고, 비당권파는 신당권파가 됐다"

-강기갑 비대위 체제에 대해 어떻게 보나?

"비당권파가 자신들의 정치적 의사를 표명했고 이를 행동으로 옮겼다. 이제 당권파가 답을 할 차례다. 현재로선 강기갑 의원이 비대위를 '화합형'으로 만들지, 비당권파만의 독선적인 구조로 만들지에 따라 진보당의 운명이 달라질 것이다"

-비대위가 '화합형'이라는 것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비당권파와 강 위원장이 통합의 원칙에 따라 모든 세력을 함께 아울러야 한다. 그것만이 당이 살 길이다. 우선 비대위 인선과 활동방향을 지켜볼 생각이다. 특별조사위원회를 신속하게 구성하고 공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6월 말로 예정된 차기 당 지도부 구성도 서둘러야 한다. 쇄신책도 화합형 비대위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쇄신책의 수위는 양 진영의 논의를 통해 마련돼야 한다"

-누가 비대위원이 돼야 할까?

"당권파의 의사가 충분히 전달되고 반영될 수 있는 인사면 누구든지 상관없다"

-당권파 당선자들이 단독으로 원내대표를 추대한다는 소문이 사실인가?

"지난 2일 당선자 워크숍이 취소됐다. 워크숍이 예정대로 진행됐다면 그 자리에서 원내대표를 정했을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원내대표를 정한다면 국민들에게 낯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다. 개원 준비는 차질 없이 해야 하지만, 현 시점에서 원내대표를 뽑는 것은 국민정서에 맞지 않다"

-장원섭 사무총장이 사퇴한 배경은 무엇인가?

"사무총장은 정무직이다. 통합 전 민주노동당의 원칙에서 보자면 사무총장은 대표가 사퇴할 경우 그 권한을 대행할 정도로 권한이 막강하다. 하지만 진보당의 사무총장은 정무직 성격이 강하다. 대표단이 사퇴했다면 정무직 사무총장도 동반 사퇴하는 게 맞다. 그것이 진보진영의 일반 정서다.

중앙위 폭력사태도 처음에는 지각 있는 당권파들이 '물리적 충돌은 안 된다'고 했다. 이번 일은 전적으로 현장에서 벌어진 우발적 사건이었다. 정말 할 말이 없다. 백배 사죄해야 한다. 하지만 진보의 원칙이나 상식에 대한 부분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비례대표 총사퇴 안이 중앙위에서 의결됐는데.

"(비례대표 총사퇴 문제는) 비대위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되면 주요하게 논의될 사안이다. 한쪽에서는 (중앙위 결정을) 따르라는 정치적 압박이 있겠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방정식이 남아 있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당 대표단과 만나나?

"지금은 만날 상황 아니다. 강기갑 의원이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면 그때 강 위원장과 논의할 것이다. 지금은 서로의 생각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동안 물밑에서 논의를 해 온 채널이 있는데 이를 하루 빨리 복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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