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박영준 강철원·이동율·운전기사까지 모두 5명 기소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최재경)는 18일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센터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와 관련해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또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해 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강철원(48)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파이시티 이정배(55) 전 대표로부터 돈을 받아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 등에 전달한 이동율(60)씨와 돈을 건넨 사실을 폭로하지 않는 대가로 9000여만원을 뜯어낸 이씨의 운전기사 최모(44)씨도 각각 특가법상 알선수재와 공갈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최 전 위원장은 2006년 7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이 전 대표로부터 인허가 청탁과 함께 8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전 위원장은 고향 후배이자 브로커 역할을 한 건설업자 이씨로부터 12차례, 이 전 대표로부터 1차례 등 모두 13차례에 걸쳐 금품을 수수했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최 전 위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4시간40여분간 조사한 뒤 같은 달 30일 구속했다.

또 박 전 차관은 2006년 8월부터 2008년 10월 파이시티 인허가 알선 명목으로 이씨로부터 9차례에 걸쳐 1억6478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다.

박 전 차관은 이 외에 2008년 7월 코스닥등록 제조업체로부터 산업단지 승인 알선 등의 명목으로 1억원을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의 '자금줄'로 알려진 포스코 협력업체 제이엔테크 이동조(59) 회장의 계좌를 추적하면서 박 전 차관이 이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이 과정에서 파이시티 측으로부터 100만원권 수표 20장이 이 계좌로 흘러들어간 것도 확인했다.

박 전 차관은 지난 2일 검찰에 소환돼 18시간여 동안 고강도 조사를 받은 뒤 7일 구속됐다.

강 전 실장은 지난 2008년 10월 같은 명목으로 이씨로부터 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강 전 실장은 당시 서울시 홍보기획관으로 재직하면서 박 전 차관으로부터 '파이시티 인허가 진척상황을 알아봐 달라'는 취지의 전화를 받기도 했다.

강 전 실장은 지난달 30일 중국에서 귀국한 직후 첫 번째 소환된 데 이어 지난 2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강 전 실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자진 귀국해 수사에 적극 협조한 점에 비춰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기각됐다.

이와 함께 이씨는 2007년 8월부터 2008년 5월까지 6차례에 걸쳐 이 전 대표로부터 5억5000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았다.

최씨는 2009년 12월과 2012년 1월 이씨와 이 전 대표로부터 4차례에 걸쳐 9400여만원을 뜯어낸 혐의다.

이와 관련 최 전 위원장은 최씨가 돈 뭉치를 찍은 사진을 공개하지 않은 대가로 돈을 요구하자 이씨에게 불쾌해하며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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